당·군권 조기 장악… 덩샤오핑 ‘남순강화’ 재현하며 개혁·개방 의지
시진핑은 지난해 11월 초 열린 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와 제18차 당 중앙위원회 1기 전체회의(18기 1중전회)를 통해 후진타오 국가 주석으로부터 공산당 최고 지도자인 당 총서기 자리를 물려받았다.
아울러 후진타오 주석은 18기 1중전회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물려줘 시진핑은 당과 군권 모두를 장악하며 명실상부한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아직 국가 주석 자리는 후진타오가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오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승인을 거치는 형식과 절차상의 문제일 뿐이다.
후 주석이 군사위 주석을 물려받는데 2년이 걸려 초기에 장쩌민 전 주석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당내 권력 다툼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 것과 달리 시진핑 당 총서기는 유리한 환경에서 자신의 통치를 펼칠 수 있게 된 셈이다.
중국 새 지도부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시진핑과 더불어 공산당 집단지도체제를 형성하는 18기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기존 9명에서 7명으로 축소됐다는 점이다.
상무위원 수가 줄면서 의사 결정이 더욱 효율적이며 기민해졌고 상대적으로 시진핑의 리더십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커졌다는 평가다.
또 중국의 치안과 사법·정보기관을 담당했던 정법위원회 서기를 상무위원 자리에서 끌어내리면서 권력이 지나치게 편중되는 것도 막았다는 평가다.
시진핑과 더불어 차기 총리로 내정된 리커창 부총리와 장더장·위정성·류윈산·왕치산·장가오리 등이 새로운 상무위원에 올랐다.
한편 새 상무위원 중 시진핑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오는 2017년 열릴 19차 당대회에서 정년(68세)을 넘기고 은퇴할 것으로 보여 완전한 세대 교체가 아닌 4.5세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시진핑이 권좌를 물려받기 전까지 톈안먼 사태 이후 가장 격렬했던 권력 투쟁의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차기 상무위원으로 유력했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가 부정부패와 권력남용 등의 혐의로 지난해 초 축출됐지만, 중국 권력층 내부에서는 보수파와 개혁파 간에 분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중국 지도부가 전면적이기보다는 온건한 세대교체를 선택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시진핑은 온갖 우여곡절 끝에 최고 지도자에 오른 뒤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공산당 총서기로는 최초로 외빈과의 첫 접견을 외국인 전문가와의 공개 좌담회로 잡아 이전보다 솔직하고 개방적인 면모를 과시했다.
이어 시진핑은 지난달 7일부터 11일까지 광둥성을 방문해 덩샤오핑의 1992년 남순강화를 재현하며 개혁·개방 의지를 강조했다.
시난(西南) 재경대의 최근 조사에서 중국의 실질 실업률은 현재 8%가 넘어 정부 공식 통계의 두 배에 달했고, 사회 불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2010년 기준 0.61로 사회 불만이 폭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0.4를 50% 이상 초과했다.
시진핑 당 총서기가 부정부패 척결과 지속적인 개혁을 거듭 강조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