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구성헌 증권부 기자 "코스피지수 3000 약속 지켜주세요"

입력 2012-12-20 11:33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5년 내에 코스피 3000 시대를 열겠습니다.”

대선 하루 전인 지난 18일 박근혜 당선자는 증권시장의 상징인 한국거래소를 찾아 이런 뜻을 밝혔다.

많은 국민들이 5년전 비슷한 장면을 떠올렸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5년전 코스피지수 5000을 공약했다. 박 당선자의 발언은 이에 비하면 약한 공약이지만 지금보다 지수를 50% 이상 올리겠다는 당찬 공약이다.

또한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 공동인터뷰에서는 한국거래소(KRX)가 해외 거래소와 전략적으로 제휴하거나 인수·합병 등을 통해 글로벌 거래소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관련 금융투자업계는 자본시장 업계 관계자들이 정치권에서 영향력이 미미한 상황에서 박 당선자의 거래소 방문과 민영화와 지수 언급은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이라며 벌써부터 고무된 분위기다.

실제 증권사들은 지속적인 저금리 상황에서 주식거래대금 감소 등 전통적인 주식브로커리지 사업만으로 사업 영위를 지속하기 힘든 상태다.

한 대형증권사의 임원은 “대규모 증자와 인력 충원 등을 통해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나설 만반의 준비를 갖췄음에도 번번이 국회에서 발목을 잡아 자본시장법 개정이 연기되고 있다”며 “현재 국회에서 계류중인 자본시장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대형투자은행으로의 도약은 물론, 대체거래소(ATS)설립,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결제소(CCP)설립 등이 탄력을 받아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5년전과 마찬가지로 박 당선인의 발언이 공수표가 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적지 않다.

글로벌 악재가 작용했다고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자본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업계의 요구를 번번이 묵살했다. 이 바람에 코스피 목표지수 달성은 엇나갔고, 업계는 고사직전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목표달성을 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 것 아니냐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등 정치 선진국에서도 드문 첫 여성 대통령에 첫 부녀 대통령인 박근혜 당선인는 5년 전처럼 공수표가 아닌 증시에서도 첫 3000을 돌파하는 기념비적 성과를 거둔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