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남장현 세계한인무역협회 홍보팀장 “행복한 경제사슬이 있는 사회를 꿈꾼다”

입력 2012-11-2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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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0대 중반의 가장이다.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시절 등록금을 대출받아 대학을 다녔다. 본격적인 청년실업이 시작됐던 2000년대 초·중반 청년실업 50만명이 시트콤 유행어로 번지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취업했다. 결혼할 때는 치솟는 전세금으로 또다시 대출을 받게 됐고, 학자금과 전세자금 대출을 동시에 갚아나가야만 했다.

아내와의 맞벌이로 그나마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었지만 출산 이후 아이를 맡길 만한 어린이집도 마땅치 않아 아내는 육아에 전념할 수 밖에 없었고 다시 가계경제엔 ‘빨간불’이 들어왔다. 나와 같은 30대는 늘 Poor(푸어)라는 나쁜 경제 사슬을 끼고 살았다.

이젠 이런 나쁜 경제 사슬보다는 인생에 있어 새로운 희망이 되는 입학, 취업, 결혼, 출산과 육아의 과정이 행복한 경제사슬의 구조로 전환됐으면 한다. 요즘 대선을 앞두고 정계에서는 30대 표심을 잡으려 애를 쓰지만 정작 이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피부에 잘 와닿지는 않는 것 같다.

행복한 경제사슬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30대를 위한 위로와 격려가 있어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활동을 담당하게 될 새로운 세대를 위한 사회환경을 만들지 못했다는 기성세대의 반성과 진심이 담긴 말이 필요하다. 우리의 후배들이 더 이상 같은 눈물을 흘리게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력이 아닌 능력과 실무를 중요시 여기는 인식전환의 패러다임과 이에 맞는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대졸과 고졸의 임금차이로 인해 대학을 나와야만 제 몸값을 받을 수 있는 학력에 따른 임금차별을 우선 없애야 한다. 강소기업의 일자리가 매력 있음을 적극 알려,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회적 편견도 줄여나가야 한다.

결혼과 함께 시작되는 주거문제와의 싸움을 막기 위해선 보금자리 아파트의 경우 분양에서 임대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문제 해결책으로는 영유아 보육교사의 처우를 공교육 교수와 대등한 대우로 전환하고, 이런 교사들이 있는 어린이집을 많이 세워야 한다.

행복한 경제사슬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이같은 방안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단지 실천이 부족한 것들이다. 부모가 행복한 일상을 이어나가야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또 다른 희망찬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나는 오늘도 내 자리에서 내 소임을 지키며 행복한 경제사슬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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