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등 인프라 투자로 유동성 확대하면 파생상품도 늘어
올 들어 브라질 증시는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파생상품 시장은 선진국의 낮은 금리와 현지의 높은 금리 격차를 이용하려는 투자자들로 성황을 이뤘다.
브라질 기준금리는 현재 7.25%로 남미 최고 수준이다. 이는 일본과 미국, 유럽 등 기준금리가 제로(0) 수준인 선진국 투자자들이 브라질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1.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해외금융거래 과세와 기준금리 인하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브라질 파생상품 시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오는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인프라 투자가 늘어 브라질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채권 발행 등 시중의 유동성이 커지면 파생상품 규모도 확대되기 마련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남미 최대 주식·선물 거래소인 브라질 상파울루 상품·증권거래소(BM&F보베스파)에서 올 들어 9월까지 총 5억4000만 건의 파생상품 계약이 이뤄졌으며 계약 규모도 약 2조 달러(약 2182조원)에 달했다.
브라질 파생상품 시장 규모가 이탈리아 전체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셈이다.
브라질 파생상품 시장은 지난 1970년대 말 철광석과 석유, 각종 농산물 등 원자재 대국인 브라질의 상품 거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겼으나 이제는 외환과 금리 관련 파생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브라질 파생상품 시장 비중은 지난해의 16%에서 올해 25%로 커졌을 정도로 외국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 파생상품 시장은 거래와 결제의 90%가 BM&F보베스파에서 이뤄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장외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른 나라 파생상품 시장과 다른 점이다.
BM&F보베스파의 파비오 두트라 파생상품 담당 이사는 “우리의 파생상품 시장 구조는 매우 특별하고 능률적”이라며 “이런 통합적 모델은 시스템적 위험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시장 집중화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으나 경쟁을 제한해 비용을 상승시키고, 상품의 다양성을 막는 등의 단점도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BM&F보베스파도 이런 지적을 의식해 수수료를 낮추고 파생상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해 BM&F보베스파는 대두와 8개 통화 관련 파생상품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증시 S&P500지수 선물도 조만간 BM&F보베스파에서 거래가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