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맞물려 가격 경쟁력 높아져
정부가 내놓은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결국 수입차 업계만 배를 불려줬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수입차협회 등에 따르면 개별소비세가 인하된 지난 9월 이후 수입차는 매월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반면 국산차 판매는 인하 첫 달만 반짝 효과를 봤을 뿐 10월부터는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는 전통적으로 4분기에 가장 많이 팔리고 이어 2분기→3분기→1분기 순으로 판매 대수가 많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랐다. 경기침체로 하반기 들어 판매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산차 업계는 9월부터 적용되는 개소세 인하에 기대를 걸었으나‘반짝 호황’누렸을 뿐 오히려 10월부터는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수입차 판매는 사상 최고치를 바꿔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금년 1∼10월 수입차 신규 등록차량은 9만8459대로 작년 동기의 8만5323대보다 15.4%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가 11만2440대로 역대 최고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신규 등록 차량은 115만493대에서 106만125대로 7.9% 감소했다. 수입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8.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9%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국내시장에서 수입차가 약진하고 있는 것은 한·EU(유럽연합),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효과로 자동차 가격이 떨어져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고유가 시대를 맞아 수입차 업체들이 연료 효율성이 좋은 중·대형 고급 디젤승용차를 잇따라 국내에 선을 보이고 있는 점도 판매 증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들어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차의 특징을 요약하면 ‘배기량이 3000cc 이하 중·소형으로 디젤엔진을 장착한 독일 브랜드 모델’이다.
수입차 업계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한몫했다. 국산차는 개별소비세 인하분만 반영해 가격을 낮췄다. 반면 수입차는 여기에 추가 할인을 앞세워 국산차보다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고유가 탓에 디젤엔진을 장착한 중소형 수입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이 늘고 있다”며 “수입차는 중형 이하급에서 가격을 크게 낮춰 국산차와 경쟁하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