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금감원의 권고 기준인 부실채권 비율 1.3%를 맞추기 위해 연말까지 무려 4조5000억원 규모의 부실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 말(18조8000억원)보다 3조1000억원 늘어난 21조9000억원으로 부실채권 비율은 1.36%에서 1.56%로 높아졌다.
은행들은 금감원이 제시한 목표비율을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증가 추세인 고정이하 여신(3개월 이상 연체 채권)과 부실 중소기업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 등으로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권은 97개 중소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돼 2985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이를 감안할 경우 은행권 부실채권 비율은 0.06%포인트(1.56%→1.6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실채권 비율이 2.13%로 가장 높은 NH농협은행은 “올해 안으로 부실채권 비율을 1.7%로 맞추려고 한다”며 “현재 수준(2.13%)에서 6500억원 정도의 부실자산을 줄여야 하지만 이 가운데 정상가능 자산을 제외하면 약 3000억원 규모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중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높은 우리은행은 지난달 입찰을 진행한 14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과 함께 다음달 일반담보부채권 1300억원을 추가로 처리하는 등 총 2700억원의 부실채권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 올 들어 3000억원의 부실채권이 발생한 우리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1.87%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 등 대기업 대출이 많아 부실채권 비율이 타 은행보다 높다”며 “그간 부실자산을 많이 줄였고 금감원 권고비율에 근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중도금대출 부실로 부실채권비율이 1.75%로 높아진 국민은행은 이달 초 42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한데 이어 추가 매각규모와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개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관리를 통해 부실채권 비율을 최대한 낮추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부실채권이 지속 증가하고 있는 기업은행은 오는 22일 4500억원 규모의 매각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분기보다 부실채권비율이 소폭 감소한 신한은행(1.27%)도 이달 말 2000억원 수준의 부실채권 매각입찰을 공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