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신설법인수 1만8650개…중기청 집계이래 최고 미취업자, 베이비부머 퇴직자 증가…생존기간 겨우 3년 안팎
창업에 희망을 건 이들이 늘고 있다. 국내외 경기 침체에 따른 경제 불황이 이어질 것이란 뉴스에도 ‘먹고살기’ 위해 찾은 수단이다. 문제는 소기업일수록 경기 민감도가 높아 외풍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올해 3분기 신설법인수는 1만8650개로 전년동기대비 20.1% 증가했다. 9월 한 달만 놓고 보면 5695개로 전월보다 2.3% 감소했으나 3분기 구간만 비교했을 땐 통계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치다.
특징을 살펴보면 연령대는 30대 미만과 50대(50세~59세), 업종은 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부동산업 및 임대업 등이 눈에 띄게 늘었다.
30대 미만의 경우 지난해 2분기(679개)부터, 50대 연령층은 지난 2010년 3분기부터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 취업이 힘들어지고 있는 만큼 본인이 주체가 돼 회사를 차리는 젊은 층이 늘어나는가 하면 퇴직 후 기존에 알고 있던 전문지식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는 장년층이 증가한 것이다.
업종의 경우 서비스업이 올해 1만2110개로 작년 3분기부터 늘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 역시 같은기간 276개로, 부동산업 및 임대업도 최근들어 늘어나는 추세로 접어들었다.
문제는 현재 업계에서 경기업황이 좋지 않다고 체감하고 있다는 외침도 아직 시장진입 전인 창업 준비생들에겐 ‘소 귀에 경 읽기’에 불가하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중소기업경기전망지수와 가동률 현황 자료를 잇따라 발표했다.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전망하는 주관적인 데이터와 생산량 정도를 바탕으로 집계되는 객관적인 가동률 수치는 국내 경제의 현주소를 얘기한다.
응답지수가 100이상이어야 다음달 경기가 좋을 것으로 해석하는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의 11월 수치는 85.4로 전월대비 3.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달 중소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은 71.4로 전월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경기불황과 회사설립이란 ‘엇박자’가 이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뒤 고려하지 않는 설립은 회사 존속기간이 짧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사업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3.4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0년 내 창업했을 경우 생존기간은 이보다 더 짧은 2.4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경기가 안좋은데 신설법인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IBK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취직이 안되는 젊은이, 퇴직 연령층이 늘어나면서 신설법인수가 많아졌다”며 “신설법인이 늘어난다는 것은 ‘양날의 칼’이기 때문에 앞으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