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채권] 채권딜러의 하루 “밥먹고 화장실 가는 것도 사치”

입력 2012-10-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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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딜러인 유현철 신한금융투자 과장의 하루는 6시 기상과 함께 스마트폰으로 전일 해외 금융시장의 동향을 살피는 것으로 시작된다. 출근길에는 경제지를 보면서 글로벌 주식, 채권, 통화 시장의 움직임을 전망하며 트레이드 전략을 세운다. 아침은 김밥 한 줄. 그 시간에도 눈은 블룸버그나 CNBC 뉴스를 보며 머리 속은 해외시장 기사와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움직임의 상관성에 대해 고민하느라 바쁘다.

8시 FICC운용 1팀 운용회의에서는 팀원별로 각자 느낀 전일 해외시장 뉴스에 대한 생각과 당일에 있을 이벤트들에 대한 분석, 채권가격 움직임에 대한 예상과 포지션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들을 나누게 된다.

9시 장 시작. 긴장감 속에 시장 가격변수의 움직임에 따라 운용을 시작한다. 유 과장은 PD(Primary Dealer)업무를 병행하고 있어 장내국채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20년 국채의 매수 매도 양방향 호가를 거래소 KTS 시스템을 통해 제출하고 장이 끝날 때까지 가격변화에 맞춰 매수 매도 양방향 호가를 계속 제공해야 한다. 10년 국채선물의 활성화를 위한 의무 매매수량도 채워야 한다. 유 과장이 운용하는 자금만 하루 3000억원 정도다.

막대한 자금을 운영하다 보니 화장실도 눈치를 봐 가며 전력질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부분의 채권은 아직 장외거래가 주를 이루고 있어 야후메신저로 각 증권사(30여개)의 브로커리지 하우스에서 보내주는 개별채권호가, 장내KTS 시스템의 지표채권 가격변화, 3년, 10년 국채선물의 가격변화, 글로벌 주식 및 환율 변화 등을 장중 내내 관찰하며 시장의 흐름을 읽고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한다.

3시15분에 국채선물의 동시호가까지 끝나면 그 후 한 15~30분간 이어지는 장외매매를 통해 하루의 매매를 마치고 매매 주문(Booking), 포지션의 손익을 계산하는 것으로 공식업무를 마친다. 하지만 이후에도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채권리포트, 한국은행 발간 자료 등을 읽으며 분석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과다.

유 과장은 “채권딜러는 항상 옳은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시간의 변화에 따라 매크로 변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잘 읽는 게 중요하고 그러다 보니 한 이틀만 휴가를 다녀오면 시장의 흐름이 생소하게 느껴져 두렵다”며 “퇴근 후에도 장이 열리고 있는 미국 및 유럽시장의 움직임을 보는 게 습관화 되다 보니 항상 피곤함을 느낀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하지만 세상이 돌아가는 뉴스에 대한 분석력이 남달라지는 장점이 있다”며 “딜러로서 내가 생각했던 방향대로 시장이 움직여서 많은 수익을 낼 때의 희열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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