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배준호 국제경제부 기자“‘세계의 공장’ 중국 변해야 산다”

입력 2012-10-09 08:58수정 2012-10-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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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콘에서 최근 잇따라 발생한 노동 분규는 ‘세계의 공장’ 중국의 변화 필요성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저임금 노동력과 전근대적이고 강압적인 노무 관리에 의존하는 구태에 대한 중국 근로자들의 반발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셈이다.

팍스콘은 대만 혼하이정밀의 자회사로 중국 내 직원만 100만명에 이르며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다.

지난 5일 팍스콘의 정저우 공장에서는 품질 관리 직원과 생산직 근로자 사이의 마찰로 파업이 벌어졌다.

황금연휴인 국경절 연휴에도 품질을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쉬지 못하고 일을 한 데 따른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광저우 동관 공장의 한 근로자가 무단으로 휴가를 이틀 더 사용했다는 이유로 한달치 월급을 통째로 몰수당한 채 해고되자 투신자살하기도 했다.

중국은 물론 홍콩과 한국 등 해외 각국에서는 최대 명절을 맞아 들뜬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팍스콘 근로자들은 쉬지도 못하고 저임금을 받으며 일했다.

좌절과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이는 팍스콘 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장 근로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약 2억5000만명의 농민공은 중국의 불합리한 후커우(주민등록) 제도 때문에 교육과 복지 등에서 소외됐다.

중국 정부는 투자와 수출에서 의존하는 현 경제모델을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지상 과제다.

근로자의 복지와 근무환경 등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런 목표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팍스콘 분규와 같은 불안 역시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고용시장이 중국 사회의 뇌관이라는 말도 나온다.

앞으로 중국의 10년을 책임져야하는 ‘미래권력’ 시진핑 부주석이 고용시장의 체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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