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의 힘…일본 이동통신업계 지각변동

입력 2012-10-0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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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아이폰5 출시로 기지국 확충 필요성…업계 4위 이액세스 인수해 저변 확대

미국 애플이 지난달 출시한 아이폰5가 일본 이동통신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일본 3위 이동통신업체인 소프트뱅크가 아이폰5 출시에 따른 데이터 통신량 증대에 대비해 업계 4위인 이액세스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주식 교환방식으로 이액세스의 주식 전량을 취득해 내년 2월 말 경 완전 자회사화할 방침이다. 인수액은 1800억엔 가량. 이는 지난 주말 주당 종가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사장은 “이액세스의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했다”며 “이액세스로부터 새로운 주파수대와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네트워크 고용 등으로 기업가치는 최대 7220억엔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SMBC닛코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의 애널리스트들 역시 “주파수대를 상호 보완할 수 있어 상승효과가 크다”며 “인수액은 타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가 이처럼 무리해서 이액세스를 인수한 데는 애플이 9월 출시한 아이폰5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아이폰5 출시로 데이터 통신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취약한 통신망은 소프트뱅크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1, 2위인 NTT도코모·KDDI와 같은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선 이용 가능한 전파의 주파수대와 설비가 다양한 이액세스와 손을 잡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판단했다.

소프트뱅크가 노린 것은 이액세스가 3월부터 서비스한 롱텀에볼루션(LTE) 1.7GHz대의 주파수. 이 주파수대는 애플이 아이폰5에 세계 표준으로 지정하면서 이동통신업체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LTE 전용으로 2.1GHz대의 전파를 사용하고 있으나 이액세스와 통합하게 되면 1.7GHz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소프트뱅크는 12주간 집중 공세를 펼쳐 도코모와 KDDI를 따돌리고 결국 이액세스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이액세스의 센모토 사치오 회장은 “6월 이후 주가가 떨어지기 전에 팔 계획이 있었다”며 “여러 기업이 인수 의향을 나타냈지만 소프트뱅크의 제안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손 사장은 “아이폰5 때문에 지금까지의 가치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이용자에게도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MBC닛코증권의 애널리스트는 1일자 보고서에서 “현재 소프트뱅크의 최대 과제는 보유하고 있는 주파수가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이액세스 인수로 업계 경쟁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레디스위스 역시 “이번 인수로 소프트뱅크가 보유하는 주파수 수는 KDDI와 도코모를 능가할 것”이라며 “이액세스가 가진 대도시권 기지국도 매우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언급했다.

업계 구도 변화는 2일 주식시장에도 반영됐다.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이날 2.90% 급등한 반면 경쟁사인 KDDI의 주가는 2.34%, 도코모의 주가는 0.95% 각각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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