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박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49억1008만원에서 114억7260만원으로 두 배 넘게 훌쩍 뛰었다. 경기고와 연세대학교 상학과·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한 박 회장은 삼성중공업에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1990년 동일교역 사장을 거쳐 1996년에 디아이 대표회사 사장에 취임했고, 2002년부터는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디아이 지분 10.11%(314만7492주)를 보유한 대주주다.
디아이는 싸이의 할아버지인 고 박기억 회장이 1955년 설립한 회사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에 반도체 검사장비를 제조·공급하고 있다. 코스닥에는 1996년 7월 입성했다.
그러나 최근 실적은 부진하다. 2012년 상반기 매출은 159억60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6% 줄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4.9억원, -35.3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서는 전방산업인 반도체 경기가 부진해 설비투자가 줄면서 디아이의 고정비 부담이 늘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분석한다. 하반기부터 비메모리 중심의 설비투자가 확대되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장비 분야의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는 있지만 최근 급등세의 이유로 보기에는 무리다.
물론 디아이의 사업영역은 싸이가 속한 연예계와 전혀 관련이 없다. 하지만 적지 않은 투자자들은 싸이의 대성공이 아버지 회사에 긍적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지어 싸이가 디아이에 자금을 투자할 수도 있는 막연한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싸이의 성공이 아비저 회사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디아이의 최근 급등세가 작전세력의 개입일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과 관계없는 주가 급등이라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테마주에 속한다는 설명이다. 특정 종목이 종가 기준으로 5거래일 동안 60% 이상 상승하면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이승훈 흥국증권 연구원은 “워낙 여러 테마주가 유행했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혹할 수 있지만 그동안 테마주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손해를 봤다는 사실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며 “싸이의 음악을 좋아한다면 음악 콘텐츠와 관련된 투자 대안을 찾아보는 쪽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