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14일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침해로 인한 수입금지 요청 제소건과 관련,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8월 미국 산호세 법원 배심원단이 애플의 승소 평결을 내린 이후 ITC도 애플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애플은 안방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갖게 됐다.
제임스 길디 ITC 행정판사는 14일(이하 현지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이번 제소건(No.337-TA-794)에 대해 “애플은 삼성전자의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예비결정이라고 전제한 이번 발표문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제소한 4자지 항목에 대해 “애플은 어떤 위반도 하지 않았다”며 “삼성전자가 특허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해당 특허를 사용하는 미국 내 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애플이 데이터 변환 및 음악 데이터 저장 등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 아이폰과 아이팟 등 애플의 IT기기에 대한 미국 내 수입금지를 ITC에 요청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TC에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라며 “최종판정에서 우리의 주장이 인용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심청구에 대한 결과는 11월경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통상 예비판정 결과가 번복되는 사례가 드문 점을 감안하면 내년 1월 예정된 최종판정 결과가 뒤집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판정에 따라 삼성전자의 미국 내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소에서 삼성전자가 승기를 잡았다면 해외에서 생산되는 애플의 주요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을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미국은 애플의 본고장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시장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더욱이 내달 19일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특허침해여부에 대한 ITC의 예비판정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줄 경우 삼성전자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판정에 대해 미국이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