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건공단, 산업현장 의사소통 위한 어플리케이션 개발
# 2008년 6월 한국인 작업자가 외국인근로자(중국동포, 29세)에게 떨어뜨린 작업물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는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한채 가벼운 눈웃음을 지었다. 이를 비웃음으로 오해한 한국인 작업자가 화를 참지 못했고 결국 폭행사건으로 이어졌다.
# 지난 1월 경기도 광주시 가공기계 사업장에서 외국근로자(방글라데쉬, 33세)가 기계에 끼인 이물질 제거에 나섰다. 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아 회전중인 기계를 정지하지 않은채 작업을 하던 그는 운전중인 기계에 손이 감겨 재해를 입었다.
이처럼 산업현장에서 크고 작은 소통의 문제로 일어난 사건으로 재해를 입은 외국인 노동자가 작년 한해 650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331명이 발생한 제조업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근로자 산업재해자가 발생했으며, 다음으로 건설업, 서비스업 순으로 나타났다.
13일 안전보건공단은 산업현장에서 재해 예방을 위해 외국인근로자와 의사소통을 돕는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 ‘위기탈출 다국어 회화’를 개발·보급한다고 밝혔다.
공단은 최근 외국인근로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의사소통의 문제’(58.1%)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사업주 125명 대상의 설문조사에서도 외국인근로자 재해예방을 위해 ‘의사소통’(58.1%)이 가장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개발된 어플은 중국을 비롯해 태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몽골,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10개 국가별 언어를 담고 있다. 스마트폰에 어플을 내려 받은 후 한국말로 된 대화 내용과 외국인근로자의 국적을 선택하면 해당 국가별 언어로 문장이 발음된다.
예를 들어, 작업관리자가 ‘사용한 물건을 원위치에 가져다 놓으세요’라고 전달하는 경우, 한글로 된 문장내용과 국가를 선택하면 해당 국가의 언어로 내용이 발음된다. 반대로 외국어를 한국어로도 전달하는 기능도 지원해 외국인근로자거 자국의 언어로 표현된 문장을 선택하면 한국어로 발음되도록 개발됐다.
공단에 따르면 어플 기능은 가족·신상에 관한 ‘일상생활’, 작업지시 등 ‘작업 중 사용’, 휴가나 급여 관련 ‘직장생활’, 금지 등의 ‘안전표지’, 신체 상태에 관한 ‘건강관련’, ‘보호구 및 방호장치’ 등 6개 상황으로 구분돼 있다. 또, 6개 상황별로 20개에서 90여개의 문장을 담아 총 300개의 문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공단 관계자는 외국인근로자 고용 사업장 등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에 700개 문장을 추가하고, 2014년에는 기존 10개국 외 3개국을 더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