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 중반 장기고정금리 대출인 적격대출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8월 한달 동안 시중은행이 공급한 적격대출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서면서 출시 6개월 만에 5조원을 돌파했다.
5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시중은행이 공급한 적격대출 규모가 5조48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70% 가량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탄 것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올해 적격대출 공급 목표치인 11조5000억원을 조기에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적격대출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낮은 금리 때문이다. 유동화에 적합하도록 정해진 조건에 맞춰 설계된 장기고정금리 상품으로 은행이 상품명이나 금리를 자율적으로 결정해 팔면 주택금융공사가 대출채권을 사들여 주택저당증권(MBS) 등 형태로 유동화한다. 은행이 예대마진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판매·운용 수수료만 챙기는 구조로 대출자 입장에서 이자부담을 덜 수 있다.
현재 판매되는 적격대출 상품 금리는 4% 초·중반에 불과해 변동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담보인정비율(LTV)이 높은 점도 인기 비결이다. 지난 3월 1335억원을 시작으로 4월 3203억원, 5월 5047억원, 6월 1조1340억원, 7월 1조2563억원으로 매달 공급량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시중은행들이 정부 차원의 가계부채 종합대책 일환으로 적격대출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는 상황 역시 시선을 모으는데 한 몫했다. 지난 3월 SC와 씨티은행을 선두로 농협·하나·국민·신한·기업은행 등이 잇따라 적격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우리·외환은행이 막차를 타면서 지방은행을 제외한 9개 시중은행 모두 적격대출을 취급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