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 설치후 발암물질 53%↑

입력 2012-09-0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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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선 라돈 농도 166% 큰 폭 증가…“환기시스템 개선 시급”

서울 지하철 승강장에 스크린도어(PSD)가 설치된 후 전동차 내 발암물질인 ‘라돈’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대기환경학회지에 게재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의 ‘수도권 지하철 전동차에서의 라돈 농도 분포 조사’ 논문에 따르면 PSD 설치 후 서울 지하철 2~8호선의 전동차 내 라돈 농도는 평균 53% 증가했다.

자연 방사능의 일종인 라돈은 고농도에서 오랜 기간 노출되면 폐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질은 무색무취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토양과 접한 지하건축물의 실내공간에서 짙은 농도를 나타낸다. 특히 지하공간에서 오랜 기간 작업하는 근로자에게 큰 해를 입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원이 PSD 설치 전인 2008년 봄과 설치 후인 2010년 봄에 2~8호선의 전동차 객실 라돈 농도를 측정한 결과 설치 전 농도는 ㎥당 20.1±11.1베크렐(Bq), 설치 후 농도는 30.8±21.7Bq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PSD 설치가 라돈의 주 발생원인 터널을 더 밀폐시켜 승강장과 대합실로 통하는 라돈의 확산 통로를 차단한 것이 농도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호선 별로는 5호선이 PSD 설치 전 ㎥당 28.86±7.2Bq로 가장 짙은 농도를 나타냈으며 설치 후에도 76.5±23.9Bq로 166%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6호선(설치 후 34.3±9.9Bq/㎥, 증가율 117%), 7호선(32.3±18.1Bq/㎥, 78%), 8호선(19.0±3.8Bq/㎥, 46%), 2호선(15.1±6.3Bq/㎥, 26%) 순으로 증가율을 보였다.

5~8호선에서 농도가 상대적으로 짙게 나타난 원인으로는 라돈이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강암 기반의 역사가 많고 운행구간의 심도가 1~4호선보다 깊어 공기보다 9배 이상 무거운 라돈이 모이기 쉽다는 점 등이 꼽혔다.

또 황사 발생 시 라돈 농도가 높아진 것도 관측됐다.

연구원 측은 “수도권 지하철의 기존 환기시스템은 라돈의 증가를 야기할 수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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