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독립성 vs. 경기부양 고충…비둘기파 신임위원 2명, 새 바람 불러올지 주목
일본은행(BOJ) 정책위원회 심의위원 9인은 일본 경제의 파수꾼 역할을 해오고 있다.
1998년 일본은행법 개정과 2001년 대장성의 해체로 BOJ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 후 BOJ 정책위원회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과 엔고 등 일본 경제의 고질병을 해결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정책위원회는 총재와 부총재 2인, 심의위원 6인 등 총 9인으로 구성돼 있다.
재무상 등 정부 요인들도 정책위원회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으나 금융통화정책 의결권은 심의위원 9인만이 갖고 있다.
BOJ는 세계 최초로 제로금리 기조와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해 경제성장을 중시하는 비둘기파 주도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는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 등 심의위원 대부분이 매파에 가깝다는 평가다.
시라카와 총재는 지난 2010년 9월 경기부양을 위해 BOJ의 양적완화 한도를 없애고 무제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자는 정치권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또 최근에 일각에서 주장하는 엔을 팔아서 해외 국채를 매입하자는 방안에도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심의위원들이 매파적인 입장을 나타내는 것은 중앙은행으로서의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바탕에 깔렸다는 평가다.
정치권의 요구에 흔들려 통화정책의 근간을 흔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BOJ가 소극적인 행보만을 보이지는 않았다.
BOJ는 지난 2월 오는 2014년까지 인플레이션 목표 1%를 달성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뒤이어 4월에는 자산매입기금에 10조 엔을 더 추가했다.
이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확보하면서도 경기는 살려야 하는 BOJ의 고충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사토 다케히로 모건스탠리MUFG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 2명을 새 심의위원으로 임명했다.
새 위원들은 경기부양을 중시하는 비둘기파로 알려져 BOJ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라이 사유리 게이오대 교수는 지난해 3월 임기 만료된 스다 미야코 위원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그는 BOJ 심의위원 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스다의 뒤를 잇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하는 등 시라이 위원은 일본의 대표적인 여성 경제학자로 인정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