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방식·점유율 놓고 티격태격 하더니 이번엔 가공두부 신경전
이효열 풀무원 대표와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간의 두부전쟁이 재점화 됐다. 양사 모두 가공두부 매출이 전체 식품매출과 비교했을 때 매우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를 놓고 벌이는 신경전은 살벌한 느낌이 든다. 2007년부터 포장두부에서 제조방식은 물론 점유율을 놓고 매년 티격태격 싸움을 그치지 않더니, 이번엔 가공두부 시장에서 서로 자신이 1위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포문은 CJ가 먼저 열었다.
CJ는 풀무원 보다 먼저 내놓은 ‘동그란 두부’가 상반기에만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업계 1위 풀무원을 앞섰다고 밝혔다.
3500억원 전체 두부시장에서 가공두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하지만, 일본에서는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 전망이 밝아 향후 1000억원대로 성장할 수 있다면서 이런 여세를 몰아 두부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은영 CJ제일제당 동그란 두부 브랜드매니저 부장은 “동그란 두부를 어린이들이 먼저 찾는 두부 제품으로 자리잡게 할 계획”이라며“가공두부 시장에서는 일반두부 시장의 1위와 2위 자리가 바뀌는 모습을 곧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가 배포한 내용이 기사화되자 풀무원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CJ의 가공두부 제품이 누적 매출로 20억원을 달성하는데 까지 약 8개월이 소요됐지만 자신들은 두 달 만에 20억 매출을 달성했다며 이번 달 부터 1위 등극은 시간 문제라고 밝혔다.
협력사의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CJ제일제당과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풀무원 관계자는 “시장 반응이 너무 좋아서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번 공장 설비 증설로 가공두부 물량이 한 두달 내로 현재의 1.5~2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00억원도 채 안되는 가공두부 시장을 놓고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양회사간의 질긴 악연 때문이다.
CJ는 풀무원이 거의 독점하다시피한 포장두부 시장에 2006년 본격 진출한 이래 시장점유율을 9%에서 30% 까지 올려놨다.이 와중에 CJ는 풀무원의 두부응고방식 등을 문제 삼으며 1위 따라잡기에 열을 올렸다. 풀무원은 2006년 65.2%에서 지난해 50%까지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두부응고제를 바꾸는 등 CJ의 공세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는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서도 1,2위를 놓고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가공두부 시장 역시 블루오션으로 여겨지는 만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양사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