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판매 전년比 반토막 … SM7 고작 1대 수출 굴욕
르노삼성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내수판매는 전년대비 반토막으로 줄었고 수출 역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2일 완성차업계의 7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르노삼성은 내수판매 5006대, 수출 5851대를 기록해 총 1만857대를 판매했다. 회사측은 “내수시장에서 전월 대비 24.9% 늘어나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실적의 비교기준이된 6월은 르노삼성 역사상 최악의 한 달이었다. 최근 판매침체가 극에 달해 내수시장에서 4008대를 파는데 그쳤다. 심지어 SUV와 고급차만 판매하는 니치 브랜드 쌍용차에게도 밀려 판매순위 꼴찌로 내려앉았다. 사상 최악의 판매와 비교해 25%가 늘었을 뿐, 여전히 판매침체는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르노삼성의 지난 7월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49.9%가 줄어들었다. 그나마 기대를 걸어왔던 수출도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르노삼성의 올해 1월~7월 누적수출은 5만8265대다. 지난해 7월까지의 누적수출(7만9420대)보다 26.6% 하락한 수치다. 수출 감소세가 커져 지난 7월 수출은 올해 누적 하락세를 크게 앞선 -31.2%를 기록했다. 이제 수출길도 막혀가는 셈이다.
지난 4월 베이징모터쇼에 첫 선을 보인 SM7(현지명 탈리스만)의 부진도 눈에 띈다. 모터쇼 데뷔에 맞춰 약 500대가 선적됐다. 본격적인 현지판매를 시작한 지난 6월에는 한달 동안 중국 전체에서 16대밖에 못 팔았다. 심지어 지난 7월 SM7은 단 한대만 수출길에 나서는 굴욕을 겪었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쌍용차까지 나서 중국을 ‘블루오션’으로 여기고 있지만 르노삼성은 중국시장에서 참패를 겪고 있는 셈이다.
최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카를로스 곤’회장 역시 르노삼성의 위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방한 기자회견을 통해 르노삼성의 위기 해법을 제시했지만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곤 회장은 “닛산의 SUV(로그)을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위탁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되는 시점은 신형 로그가 출시되는 내년 하반기. 그때까지 신차계획이 없는 르노삼성은 근근이 페이스 리프트만 앞세워 시장에서 고전해야 한다. 그나마 르노삼성 브랜드가 아닌 부산공장 활성화에만 국한되는 전략이어서 고민은 더 깊어진다. 때문에 향후 국내시장에서 르노삼성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 탈리스만(SM7)이 속해있는 준대형차 시장은 경쟁모델이 많고 가격대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말하고 “아직 시장진입 초기인 탓에 더딘 행보를 이어가고 있을 뿐,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이어 “탈리스만은 중국 현지 고급차에 속한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르 르노 브랜드 인지도가 아직 낮은 편”이라며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6000~8000만원)도 수출확대에 걸림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