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의 사회학]"발기부전 과심 폭발 '강한 남자' 신드롬 탓"

입력 2012-07-26 09:0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

“우리나라에서 부쩍 발기부전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는 것은 가부장적인 한국 문화가 키운 ‘강한 남자’ 신드롬 때문이 아닐까요”

섹슈얼리티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발기부전에 대한 담론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이같은 해석을 내놓았다. 가짜 발기부전약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것도 보수적인 성 문화 속 중년 남성들의 ‘남성성 회복’에 대한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란 의견이다. 배 소장은 “상담을 해보면 꼭 발기부전이라는 질환을 앓고 있지 않더라도 ‘좀 더 세 보이고 싶다’는 심리에서 발기부전약을 복용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발기부전은 남성의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 때문에 발기부전 증세가 나타나면 일부 남성은 가짜약이나 불법 정력제 등 위험한 선택을 해서라도 발기부전 문제를 해결하려 든다는 게 배 소장의 설명이다.

특히 요즘 40대 이상의 중년 남성들은 경제난과 가족 내에서의 소외감 등으로 심리적 우울감이나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배 소장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부부 사이에서도 아내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한국 남성들은 심적으로나 성적으로나 더욱 위축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될 수록 남성 사이에서 획기적인 발기부전 치료약이나 시술 등에 관심은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여년전 비아그라의 출현으로 역사상 그전보다 훨씬 더 많은 섹스를 하도록 요구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섹스에 대한 더 많은 생각과 행동이 금기를 뛰어 넘어 긍정적으로 확산된 탓이다. 아울러 발기부전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약물을 통해 치유가 가능한 질환으로 사고의 전환도 이뤄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중년 남성이 자신의 성 고민을 털어놓기가 민망한 것이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다. 더욱이 부부간의 성적인 대화에 서툰 중년이나 노년층은 발기부전을 방치하다 보면 자칫 섹스리스 부부로 전락할 수 있다고 배 소장은 우려했다.

배 소장은 “부부사이에 성관계가 없다면 감정적인 괴리가 생겨 결국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며 “행복한 가정만들기를 위해서라도 발기부전 치료와 함께 성감각에 대한 스킬이나 부부 대화법 등에 대한 성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