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사업자 탈락·리베이트 혐의…끊임없이 구설 오르는 광동제약

입력 2012-07-23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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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혐의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박탈 위기…삼다수 유통사업자 선정에서도 고배

-삼다수 입찰땐 ‘음료기업’,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직후엔 ‘한방과학화 앞장서는 제약사’

▲광동제약 본사
광동제약이 잇단 악재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삼다수 유통사업권 확보 불발에 이어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정부의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까지 박탈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의약품과 음료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식품회사냐 제약회사냐”는 해묵은 정체성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리베이트에 입찰 탈락까지…잇단 악재 = 지난 18일 광동제약은 영업사원 2명이 지난해 5월부터 7개월간 자사 의약품을 처방해 달라며 의사 5명에게 12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적발됐다. 마침 이날은 보건복지부의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서 수여식이 있던 날이었다. 인증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불법 리베이트가 드러나 광동제약은 망신살이 뻗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쌍벌제 이후 리베이트를 준 혐의로 혁신형 제약기업 목록에서 삭제될 위기에도 처하게 됐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이후 불법 리베이트 제공 사실이 적발되면 인증이 무조건 취소돼, 인증 대상에서 첫번째로 탈락되는 불명예를 안게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광동제약의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민 샘물 사업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지난 3월 광동제약은 샘물 시장 1위인 제주 삼다수 유통사업자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지난달 말 농심이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 유통사업권을 유지하게 됨에 따라 샘물사업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기존 사업자와 제주개발공사간 법정 다툼으로 결국 새 사업자 후보인 광동제약만 피해를 입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이다.

◇“식품회사냐, 제약회사냐” 논란 점화 = 이번 리베이트 적발 건을 계기로 광동제약의 정체성 논란은 재점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당초 복지부가 혁신형 제약기업에 광동제약을 선정한 것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제약업계에서는 광동제약을 제약사라기보다 식음료기업이라 평가해왔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지난해 매출액(3133억원) 중 의약품 비중은 54.5%였으며 나머지는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 매출이었다. 또 전체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실적은 지난 3년 평균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광동제약과 복지부 측은 “의약품의 총 매출로 따졌을 때 연구개발비가 의약품 매출액 대비 5%를 넘어야 한다는 인증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 문제는 광동제약 스스로도 정체성을 의심케 하는 엇갈린 행보를 보인다는 것이다. 삼다수 입찰 참여 당시 광동제약은 ‘역시 음료회사’라는 비아냥까지 들으며 식품 사업에 대한 야욕을 가감없이 드러내 빈축을 샀다. 최수부 회장은 계약 기간 4년간 제주도에 700억원의 투자를 약속하는‘파격 베팅’을 주저하지 않았으며 “삼다수를 프랑스산 ‘에비앙’에 버금가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겠다”포부까지 내비쳤다.

하지만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직후 일기 시작한 자격 시비에는 “광동제약은 한방과학화에 앞장서온 신약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광동제약 관계자는“대부분의 의약품을 직접 생산·유통하는 원칙을 고수해 상품매출 비중이 5%에도 미치지 않는다”며 “올해에도 20여종의 신규 의약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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