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의 선택 세계가 촉각
미국이 긴장하고 있다.
오는 11월 대선이 역사를 가를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그동안 세번의 중대선거를 치렀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노예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1890년 대선이 대표적인 중대선거다.
당시 정당 정치의 위기를 맞은 공화당은 노예제도를 이슈로 하면서 갈등구조를 대체했다.
1932년에는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뉴딜 정책을 외치며 대공황 이후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민주당 후보였던 그는 공화당의 ‘작은 정부’대신 ‘큰 정부’를 주장했다.
루즈벨트는 공공사업을 확대하고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그의 13년 임기 동안 미국 정치판은 지각변동을 겪었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60%에 육박했고 유권자들의 정치관심도는 60%를 돌파했다.
공화당이 주도하던 기존 정치구도가 완전히 바뀐 셈이다.
1964년 린든 존슨은 시민권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대통령에 오른 뒤 인종·피부색·종교·국적에 따른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포괄적인 민권법에 서명했다.
민권법은 시민권과 관련한 가장 중요한 연방법으로 간주된다.
존슨 덕에 민주당에 대한 흑인의 지지율은 4년만에 80%를 넘으며 3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2008년 대선도 중대선거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데다 젊은 층이 대거 투표에 나서면서 20대 투표율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라섰다.
‘2012 대선’에서는 경제가 당락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41개월 연속 8%대를 넘고 다음 대통령의 4년 임기 동안에도 6%를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업률이 앞으로 평년 수준인 6%보다 높은 수치를 향후 4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의 70%를 떠받치는 소비도 경기침체 수준에 머물러 이번 대선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재선을 노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에 후보간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롬니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5월 이후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롬니 후보와 막상막하인 상황이다.
최근 2~3주 사이의 양 후보에 대한 지지율 차이는 평균 4~5%포인트로 10%포인트를 넘지 않았다.
정치 전문가들은 오바마가 중도층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등록금 부담으로 20대 유권자들이 4년 전 오바마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2008년 대선 당시 18~29세 유권자의 오바마 지지율은 66%에 달해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받은 32%의 지지율을 두 배 이상 능가했다.
젊은 유권자들이 오바마에 등을 돌리고 있는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
18~19세 사이의 실업률은 23.5%에 달하고 20~24세의 실업률도 12.9%를 기록하고 있다.
롬니 후보는 보수 성향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의 전 최고경영자(CEO)라는 배경으로 대선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다.
공화당 후보로 오바마를 밀어내기 위한 뚜렷한 경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담이다.
롬니는 정부의 지출감축과 탈규제 등 더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으나 미 경제의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용어설명: 중대선거 (critical election)
정치·사회·경제적으로 새로운 이슈가 떠오르면서 기존 시스템을 대체하는 선거를 의미한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노예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1890년 선거가 대표적이다. 1930년대를 기준으로 남북전쟁 문제에서 경제정책으로 대립축이 변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