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하이마트를 본격 인수하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 편의점 등을 포함한 보유점포 수에서 확고한 1위를 굳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의 추격이 점점 멀어질수 밖에 없게 됐다.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최종 인수하게 되면서 유통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국내 매출로 보면 지난해 롯데마트가 6조9000억원, 하이마트는 3조4100억원을 기록해 두 회사의 매출을 합하면 10조원을 훌쩍 넘겨 13조8000억원의 이마트를 위협하게 됐다.
대형마트들의 매출이 영업규제로 올해 10% 안팎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규제를 받지 않는 하이마트를 인수로 롯데마트가 업계 1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정용진 부회장이 전자랜드 인수 포기가 뼈아플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것이다.
특히 신세계가 전자랜드 인수 포기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인수 무산이 크게 작용했다고 시각이 많다. 경쟁사인 롯데가 가전유통업체를 운영하지 않는데 굳이 전자랜드를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는 것.
기존에 신세계는 하이마트 대신 전자랜드를 택했고, 롯데는 전자랜드를 포기하고 하이마트에 올인했다.
신세계는 최소 1조2000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이는 하이마트를 롯데에 내주는 대신 전자랜드를 인수함으로써 롯데를 견제하겠다는 전략이었던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자랜드 인수를 고려했지만, 롯데가 하이마트를 매입하지 않는다면 막대한 인수 비용으로 부담을 질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이 꼬인 것은 하이마트가 인수협상자로 선정된 MBK파트너스의 실사기간 연장을 포기하고 롯데를 다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부터다.
이마트가 전자랜드 인수 양해각서를 해지하자 마자 하이마트는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쇼핑을 선정했다. 이마트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지만 한편으로는 롯데와의 자존심 싸움에서 졌다는 흠집을 남기게 됐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당초 많은 기업들이 입맛을 다시던 하이마트를 거머쥐면서 M&A 시장의 강자임을 재확인 할수있게 됐다.
신동빈 회장은 하이마트에 대한 뒤집기 승부로 합리적 M&A의 힘을 보여줬다. 롯데가 하이마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하이마트는 물론 유진기업과 롯데의 주가까지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보통 인수기업은 ‘승자의 저주’ 등의 속설에 휘말리며 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지게 마련. 롯데가 이례적인 주가 상승을 기록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신동빈식 M&A’에 대한 시장의 믿음을 보여준 것이라 업계는 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