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물가 오를수록 돈 버는 '똑똑한 채권'

입력 2012-07-0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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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연동국채, 물가 오른 만큼 원금도 같이 불어…원금 가치 상승분엔 비과세 혜택

#서울 청담동에 사는 20억원대 자산가 A씨. 평소 자산을 굴리는데 있어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왔던 A씨는 최근 투자할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과거에는 은행보다 1~2% 가량 높은 금리를 제공하던 저축은행을 통해 자산을 굴려왔지만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문제가 되면서 이를 모두 회수했다. 그렇다고 은행에 돈을 맡기자니 바닥을 기고 있는 금리 탓에 별로 내키지가 않다.

수익성을 생각하자면 주식시장에 투자해야 하지만 지금 주식시장은 너무 위험하다. 유럽 위기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국내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A의 눈길을 사로잡는 상품이 등장했다. 수익성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데다 덤으로 절세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물가연동국채'가 바로 그것이다.

◇물가채 인기 '쑥쑥' = 최근 '물가연동국채'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개인에게 물가채 입찰 참여를 허용한지 3개월만에 입찰물량이 전량 소진된 것이다.

4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채 입찰 청약(15~20일, 4일간)에서 일반 투자자는 15일 133억, 18일 379억, 19일 239억, 20일 190억 등 총 941억을 청약했다.

이는 일반투자자 대상 배정물량 874억을 모두 소진한 것으로 정부가 개인에게 물가채 입찰을 허용한 지난 4월 입찰규모 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개인 투자자들은 첫 입찰이었던 지난 4월 195억원(배정수량 800억)을 입찰을 통해 받아갔으며 다음달인 5월 502억원(배정수량 724억)을 청약했다.

이처럼 개인의 물가채 입찰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개인이 보유한 물가채는 전체 상장잔액의 4분의 1에 달하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대신증권 리테일채권부 관계자는 “유로존 위기 등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면서 매달 물가채 입찰물량에 개인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당분간 물가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지속적인 서비스 확대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안정성+수익성+α' = 이처럼 물가채가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통상적으로 채권은 매달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다 만기가 되면 원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물가채는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가치 하락을 보전해 주기 때문에 물가가 오른 만큼 원금이 불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10억원 가량을 물가채에 투자했다고 하자. 그런데 1년 뒤 물가가 투자시점보다 5% 가량 올랐다면 이때 채권의 원금도 10억50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되며 투자자는 이 돈에 이자율을 적용받아 이자를 받게 된다.

최근처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채가 인프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목을 받는 이유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금을 아낄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물가채의 수익은 크게 물가가 오르면서 원금가치가 상승하는 데 따른 수익과 이자수익으로 나눠진다. 그런데 이 중 이자수익은 과세대상이지만 원금가치 증가분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지 않는다.

이에 물가채의 표면금리는 1%대로 낮은 편이지만 물가상승률분에 대한 비과세 혜택 때문에 실질 수익률은 4%대에 이르게 된다.

또 과거에는 개인이 물가채를 직접 사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입찰대행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편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요인다. 현재 12개 증권사가 물가채 입찰 대행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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