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3重苦]고용시장 외면한 '실업자통계'

입력 2012-06-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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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수 2500만 넘었다지만 양만 늘고 질은 오히려 악화

▲현재 정부가 발표하고 있는 고용지표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한 고용박람회장의 모습.
유럽 재정위기에서 촉발된 글로벌 경기의 급격한 둔화 상황에서도 우리 고용시장만큼은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5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취업자 수가 처음으로 2500만명을 돌파하고 고용률도 60%를 넘어서는 등 ‘고용대박’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47만2000명이 늘어난 2513만3000명으로 집계돼 취업자 수가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연속 40만명 이상 증가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실업률도 3% 초반 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용지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치와 현실이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청년층인 20~30대 취업자가 줄고 은퇴연령인 50~60대만 늘었다.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의 일자리는 줄고 영세 소규모 자영업자는 증가했다. 고용의 양은 늘었으나 질은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6만7000명이나 줄어 10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소규모 자영업자는 18만6000명 증가했다. 시간별로도 17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가 9.6%나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베이비붐 세대인 50대~60대 취업자수는 늘어난 반면 20~30대 고용률은 0.2% 하락했다. 인구증감 효과를 제외해도 20대 취업자는 1만1000명, 30대는 1만2000명 줄었다.

은퇴연령의 베이비붐 세대가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자녀를 대신해 저임금의 서비스직에 다시 몸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내놓은 이같은 통계가 일용직, 주36시간 미만의 불완전 취업자, 비정규직 등 사실상 실업자를 포함한 수치라는 것. 이렇다보니 정부의 실업률 통계가 고용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들은 실업 지표를 여러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조사ㆍ작성해 발표한다. 노동시장을 아우르는 독보적인 정답이 없다는 것을 전제하고 다양한 측면에서 고용상황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노동통계국은 공식실업률 외에 체감실업률을 6가지(U1~U6)발표한다. 특히 U6는 취업능력은 있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구직단념자 등을 모두 실업자에 포함시켜 지표를 발표하고 있다. 우리가 주장하는 ‘사실상 실업자’를 정부 공식 통계 로 내놓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선미 연구위원은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자 등도 사실상 실업자”라며 “공식 실업자 이외에 ‘회색지대(gray area)’에 놓여 있는 사실상의 실업자들을 다양한 보조지표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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