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 산업부 기자
현재 현대·기아차는 민노총 산하다. 출범을 앞두고 있는 두 번째 노조는 그 자체 만으로 노동계의 판도변화를 예고한다. 그간 상생과 실용주의를 주창하는 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노조에 대한 기존 노조의 반응은 냉담하다. 현대차노조 교육선전실 관계자는 “복수노조가 설립돼도 조합원의 동요는 절대 없다. 그저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회사 안팎에서 두 번째 노조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는 파업을 일삼았던 기존 노조의 폐해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제껏 수가 틀어지면 파업도 불사했다. 임단협 파업과 정치 파업은 하나의 수순이었다. 1년 12개월 동안 파업으로 인해 공장이 돌아가는 기간은 11개월이라는 말도 나돌았다. 조합원을 대신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강성 기조를 지켜온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집행부의 독단적 행동에 대해 노조원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노조 설립 이후 25년 동안 파업만 이어진 것은 아니다. 2009년 중도실용주의 노선의 노조가 출범하면서 현대차는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노조 집행부는 갖가지 현안과 관련해 사측과 맞서 노조측의 입장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러나 적어도 파업까지 이르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진 않았다.
이 기간 회사는 사상 최대실적을 갈아엎어가며 승승장구했다. 협력적 노사관계의 정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강성기조의 노조집행부가 나서면서 연초부터 노사분규가 재연되지 않느냐는 우려가 이어졌다. 비정규직과 주간 2교대 등 갖가지 쟁점현안도 우려를 키웠다.
현대차 노조가 강성 집행부의 집권 속에 파업으로 점철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노조 안팎에서 다시 불고 있다. 현대차 노조원의 파업으로 일반 국민의 겪어야하는 고통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