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유치경쟁 과열에 역마진 우려로
보험사들이 고금리를 내세워 판매 경쟁을 벌이던 저축성 상품의 금리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이에 따라 부각되고 있던 보험사들의 역마진 우려는 이제 한시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4.9%), 동부화재(5.0%), 현대해상(5.0%), LIG손보(5.0%), KDB생명(5.1%), ING생명(5.15%) 등 6개 보험사는 이달들어 저축성 상품의 공시이율을 전달대비 0.1%포인트씩 인하했다. 이는 지난 4월 각 보험사들이 저축성 상품의 공시이율을 0.1%씩 내린 이후 두달 만이다.
보험사들이 공시이율을 내린 가장 큰 이유는 높은 금리로 저축성보험 판매 유치 경쟁이 과열되자 금융당국에서 ‘역마진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며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공시이율 높이기 경쟁을 벌이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며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에 시장금리를 상회하는 금리를 제공하면 역마진이 생길 것이 뻔한데 보험사들은 당장 고객 유치만을 생각하고 있어 당국에서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같은 고금리 제공으로 역마진이 생기면 보험사들만 손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까지 피해가 전가되는 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이 시급히 단속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이같이 저축성보험 공시이율 높이기 경쟁이 과열 된 것은 지난 금융위기 이후부터다. 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 예금금리가 3%대로 떨어지자 시중 유동성은 보험사 저축성 보험으로 몰리게 됐다. 이에 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고, 보험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공시이율 올리기 경쟁에 앞다퉈 나섰다.
실제 각 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원수보험료는 금융위기 이후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생명은 2010회계연도에 201억8000만원(월납초회보험료 기준)어치 판매했던 저축성 상품을 1년 만에 308억5000만원으로 52.9% 확대했다. 대한생명도 같은 기간 동안 136억원에서 327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교보생명은 78억원에서 113억원으로 44.9% 늘었다
생보사 뿐 아니라 삼성화재(425억원→559억원), 현대해상(480억원→703억원) 동부화재(671억원→847억원) 등 손보사들도 같은 기간 저축성보험 판매율이 크게 늘어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성 보험의 마진이 설계 당시부터 1~2%로 낮은 편이었는데 공시이율 경쟁에다 카드 결제까지 가능해지면서 역마진 리스크가 생기기 시작했다”면서 “금융당국이 공시이율 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선것은 보험사로서도 반가운 일이지만 공시이율은 보험사에서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각 사들은 경쟁사 눈치보기에 바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