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들이 외화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커버드 본드 발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8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해외 투자자들은 커버드 본드를 신뢰하기 때문에 커버드 본드를 발행한다면 외화자금 조달이 보다 더 가능해진다"며 커버드 본드 발행 필요성을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펀딩을 구축하는 것이 재정 건전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근거로 커버드 본드 발행을 통해 재무 건전성이 더욱 양호해질 것이란 점도 덧붙였다.
실제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커버드 본드 발행을 통해 외화자금을 조달하는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카를로 훅스(Karlo Fuchs) 시니어 디렉터(senior director)는 "호주의 경우가 성공사례로 꼽히는데 지난해 11월 커버드 본드 관련 법률이 시행된 이후 올해 3월까지 220억 호주달러가 발행됐다"며 "미 달러, 유로화로도 발행됐으며 일본 투자자들도 호주 커버드 본드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커버드 본드는 발행 주체인 은행에 부실이 발행해도 담보자산에 대해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는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훅스 시니어 디렉트는 "선순위 무담보 채권과 달리 2차적으로 상환청구를 요구할 수 있고, 은행에 자산변제권이 적용돼 안전하다"고 말했다.
사브리나 미에(Sabrina Miehs)디렉터는 "발행기관의 신용등급 대비 커버드 본드의 발행등급을 최대 6등급까지 높게 측정할 수 있어 발행은행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더라도 커버드 본드 등급은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행은행의 신용등급에서 6등급 높은 단계가 최고 등급인 AAA를 넘어설 경우, 최고등급을 상회한 등급 단계만큼 추후에 은행 신용등급이 낮게 측정됐을 때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는 것.
미에 디렉터는 "커버드 본드를 발행한 유럽계 은행 가운데 50%가 등급 하락을 경험했으나 이 가운데 커버드 본드 등급이 하락한 경우는 16%에 불과했다"며 "이는 커버드 본드가 시장에 유연적이고, 탄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국 내 커버드 본드 발행 법률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일본 역시 자체적으로 커버드 본드 발행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시히로 마츠오(Toshihiro Matsuo) 디렉터는 "일본의 경우 한 번도 커버드 본드가 발행된 적이 없지만 커버드 본드 발행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 커버드 본드
은행이 신용으로 발행한 일반 채권이지만 담보자산에서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커버드본드는 민간부문 대출과 모기지 등을 담보로 발행되는 채권이라는 점에서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유사하지만 안전성이 높아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