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플로서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붕괴에 대한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플로서 총재는 “(유로존 붕괴에) 미국이 당황할 이유가 없다”며 “단기적으로 유럽 내 불안정성은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 국채 금리를 끌어내리고 에너지 값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미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그리스발 유럽 우려로 미국 시장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직면한 도전과제는 유럽 상황에 크게 좌우되는 금융시장으로부터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어떻게 없앨 수 있느냐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용 시장이 개선되고 산업 생산 역시 호조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서 전해지는 나쁜 소식은 그간의 경기 회복을 뒤엎을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그는 “현재 유럽은 금융시장에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특히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처한 주요 위험은 유럽 은행권의 우려가 미국 은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미국 금융기관들은 이미 유럽 시장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플로서 총재는 “미 금융기관들의 유럽 시장 노출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안전자산을 쫓는 투자자들 덕분에 미국 내 유동성 홍수의 가능성이 마를 가능성보다 더 높다”고 설명했다.
플로서는 “연준은 유럽중앙은행(ECB)과의 달러스와프 협정과 장기대출, 기간입찰대출(Term Auction Facility) 등 유럽 우려 확산을 저해할 방안을 갖췄다”며 “만약 필요하다면 연준은 원하는 대로 실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플로서 총재는 유럽의 불안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2.5%~3.0%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한편 그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과준비금 규모가 1조5000억달러에 달한다”면서 “시장에 초과준비금이 유입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폭될 것”이라고 말했다.
☞ 용어설명: 기간입찰대출(Term Auction Facility)
미 연준이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당시 고안한 유동성 공급 방안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사에 경매방식으로 직접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