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물가관리 '비상'

입력 2012-05-2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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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 방침에 공공요금·식품값 들썩

하반기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전기요금은 기름값 급등으로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요금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자 도시가스와 상수도, 고속버스 등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요구가 거세다. 게다가 정부 압박으로 묶여있던 라면과 과자 등 가공식품까지 인상 대열에 합세할 경우 하반기 소비자물가는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24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전기요금 인상 시기와 폭 등을 놓고 협의 중”이라며 “이달 말 전기위원회를 연 후 조만간 구체적인 인상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기요금의 6~7월 인상안이 가닥을 잡으면서 다른 공공요금도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상수도 도매요금 인상안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올 초 지역자치단체별로는 상수도 요금이 이미 10% 안팎 올라 도매요금 인상이 잇따를 경우 국민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도시가스 요금도 인상 대상이다. 지난해 가스 요금을 세 번이나 올렸지만 원료비 인상에 따른 요금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손실이 컸다. 전기와 가스요금이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9%, 1.61%로 매우 크기 때문에 전체 물가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전기와 가스요금이 오르면 순차적으로 서비스 물가도 도미노처럼 따라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요금도 인상이 점쳐진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요금의 적정 수준에 관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인상률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도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압박으로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가격인상을 하지 못한 만큼의 인상폭을 요구하고 있다. 라면업체들은 농림수산식품부에 10% 이상 가격을 올리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부에서는 공공요금이 오르고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폭이 너무 커 이번 가격인상을 막을 명분도 줄어든 상태다.

전기요금이 촉발한 공공요금 인상과 식품업계의 요구가 맞물리면서 물가당국은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원래 하반기에는 공공요금 인상요구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르지만 올해는 다른 부분까지 연계돼 있어 걱정”이라며 “최대한 인상 시기를 분리하고 인상폭을 낮출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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