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회로선폭을 미세화할수록 생산성이 높아지고 데이터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전력 소모도 줄어든다. 반도체 업체들이 회로선폭을 미세화하기 위한 나노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상용화돼 있는 미세공정은 D램의 경우 삼성전자가 20나노까지 도달했ㄷ. 하지만 20나노 이후가 문제다. 반도체 회로가 미세해질수록 전류 누설의 문제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이를 대체하는 신기술이 바로 그래핀이다. 그래핀은 탄소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육강형 구조의 물질로 실리콘 보다 100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전달한다.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높은 열 전도성이 높고 강철보다 100배 이상의 기계적 강도와 높은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래핀은 자체적으로 금속성을 지니고 있어 전류를 차단할 수 없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돼 왔다. 삼성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그래핀 상용화의 가장 큰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다. 그래핀을 이용한 반도체 제품 등이 상용화되기 까지는 앞으로 10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개발이 상용화 되면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컨셉을 달리한 하이브리드 반도체가 탄생하게 된다. 실리콘에 그래핀을 접합해 소자 특성을 100배 이상 빠르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박성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은 "100배 이상 CPU 성능이 빨라진다는 것은 13~14년의 차이가 난다고 보면 된다"며 "과거 XT 컴퓨터를 쓰던 사람이 펜티엄 중에서도 최고 사용의 CPU를 탑재한 제품으로 바로 건너뛴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박 전문연구원은 이어 "상용화 이후 CPU 등 반도체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등에도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에 적용된다면 OLED에 비해서도 응답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리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