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 정치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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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이 같은 권위는 신뢰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감사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2009~2011년 공정거래법 위반사건 처리 실태’ 보고서로 인해 공정위의 신뢰성에 금이 갔다. 특히 과징금 산정이 잘못됐다는 내용이 전체 16개 통보사항 중 7개에 달한다.
공정위는 담합한 정유업체에 과징금 총 405조원을 적게 부과했다. 지난해 9월 공정위는 5대 정유사에‘원적관리 담합’을 이유로 모두 4326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산정 과정에서 정유사들의 과거 법 위반 횟수와 매출액 등을 축소함으로써 349억원 적게 부과했다고 한다.
A정유사와 B정유사는 과거 공정위로 부터 5차례씩 시정 조치를 받아 과징금 산정시 가중치가 적용돼야 하는데도, 공정위는 시정조치 횟수를 줄여 가중 처벌을 피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중 3개 정유사의 신규 매출액을 누락시켜 과징금이 19억원이 줄었다.
이밖에도 2010년 4월 공정위가 7개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사의 판매가격 담합에 대해 6689억5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55억9000만원을 적게 부과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 같은 감사원의 지적에 공정위는 19억원은 담당자의 단순 실수로 스스로 인지해 재부과했다고 해명했다. 또 이밖에 금액에 대해서는 감사원과의 법안 해석상의 차이로 보고 재심의 청구 등 이의신청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와 감사원간의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200만원 가량의 과회식비를 법무법인이 결제하도록 한 것에 대해 징계처분 없이 단순히 경고, 주의조치로 처리한 일, 해외 카르텔 예방 업무와 관련이 없는 직원 4명을 해외출장 보낸 것, 소요시간이 8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해외 출장기간을 4박5~6일로 과다 편성하는 등의 이번 감사원 지적 사항은 공정위의 신뢰성에 유무형의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과 법률상의 해석 차이로 인한 지적사항에 대해 공정위가 대응하는 것은 타당하다. 하지만 그 밖에 사항에 대해서는 이번 감사결과를 계기로 공정위의 심결에 대한 신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