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 빠진 CEO들]강방천, 자전거로 중국까지…손복조·김지완 산에서 성취감

입력 2012-04-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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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CEO들은

▲왼쪽부터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건강한 정신과 육체에서 올바른 사고방식이 나온다는 말엔 누구나 다 고개를 끄덕인다.

금융투자업계를 호령하는 최고 경영자들 역시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위한 자기관리 측면에서 갖가지 스포츠 활동을 통해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고객의 투자이익은 물론 회사 성과 등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불철주야 최선을 다한다. 24시 한 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대내외적인 악재에 고달픈 심신에도 불구 스포츠에 심취해 심기일전 하는 여의도 CEO들의 생활상을 지켜보면, 회사를 키운 그들의 열정도 새삼 가깝게 느껴진다.

‘회사의 얼굴’이자 ‘고객 자산 지킴이’의 대표주자인 그들의 건강은 곧 자본시장의 활력소와 직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투데이는 금융투자업계 열혈 운동 매니아 CEO들을 조명하고 그들의 투자철학과 경영스타일에 대해 조목조목 짚어봤다.

◇'자전거 마니아' 강방천 에셋프러스자산운용 회장 =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자이자 IMF 당시 1억원을 단 1년만에 156억원으로 불린 ‘미다스의 손’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강방천 회장은 소문난 자전거 매니아다.

고유가 시대에 발맞춘다는 그린 에너지에 착안해 지난 2008년 전국 투자설명회 당시 강릉 등 일부 구간을 자전거로 이동한 일화는 아직도 유명하다. 한편으론 직접 투자자들과 소통하며 방방곡곡을 찾아가겠다는 소신 있는 투자 철학이 고객들이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8년전부터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한 자전거로 틈날 때 마다 전국은 물론 계열사 현지 법인이 있는 중국까지 누빈다. 삶의 존재와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데 있어 자전거는 독서 삼매경 이상이 가치가 있다.

평상시 꿈과 열정이 묻어나는 기업들을 찾아 다니기 좋아하고, 그런 소신과 투자 철학으로 직판전문 운용사를 설립한 강 회장과 자전거는 찰떡궁합이다.

강 회장은 “자전거를 타다보면 오르막, 내리막길 그리고 평지를 지나게 되는데 ‘멈추면 넘어진다’는 경영진리를 몸소 체험할 수 있어서 아주 좋다”며 “주식시장이나 회사경영, 인생살이 모두 등락이 있기 마련인데 자전거엔 그러한 인생의 희로애락은 물론 달리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까지 모든 것이 응축된 종합 스포츠”라고 밝혔다.

여기에 골프나 등산 보다 자유스럽고 낮이나 밤이나 어디서든 자유분방하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취미거리라고 극찬한다. 자전거로 전국 방방 곡곡 누빈 강 회장이 추천하는 자전거길 코스는 얼마전 자전거 도로가 개통 된 남한강 길과 양수리 두물머리, 그리고 소리산코스.

◇등산은 '살아있는 경영 지침서' = 직업이 ‘CEO’로 통하는 여의도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 토러스투자증권 손복조 사장과 하나대투증권 김지완 사장은 업계에서 내노라 하는 등산 매니아다.

우선 토러스투자증권 손복조 사장에겐 ‘등산’은 살아있는 경영 지침서다.

실제 지난 2000년 대우사태 당시 임원들의 일괄 사태로 현업 일선에서 물러 난 뒤 그는 매일 북한산을 오가며 심기일전 했다. 결국 이같은 와신상담이 통해서였을까.

2004년 다시 CEO로 화려하게 컴백하면서 대우증권을 업계 최강의 ‘브로커리지 명가’로 키워 낸 저력을 보인 바 있다. 또 2008년 신생사인 토러스투자증권을 직접 설립한 지 3년째, 손 사장은 제2의 도전을 위해 지난해 말 전문 산악인들도 잇난 조난에 한숨 쉬게 했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3500미터 등반에 성공했다. 앞서 지난 2010년엔 3000미터가 넘는 몽블랑 트래킹 코스도 완주했다.

손 사장은 “등산은 삶의 활력소이며 기업경영과도 똑같은 매커니즘을 지녔다”며 “올라가고 내려가고 완주 정상지점까진 힘들지만, 또 정상에 오르면 그만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아직도 아직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산을 탄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김지완 사장 역시 전문 산악인도 울고 갈만큼 체력을 소비하는 ‘불수도북’(불암산, 수락산, 도봉한, 북한산)으로 증권업계 산악인 최정상 반열에 올라섰다. 김 사장의 불수도북 행사는 현대증권 사장 시절부터 10여년간 내려오는 전통으로 무박 2일간 서울근교를 둘러싼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을 20시간 완주하는 산행 코스다. 전 임원은 물론 영업지점장 및 고객들까지 참여해 스킨십을 하며 결속력과 성취감을 공감한다는 차원에서 증권가 대표행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달리기·헬스…자신과의 싸움 이겨내 = 대형 증권사 CEO들 가운데서 눈에 띄는 스포츠 취미를 가진 금융인들로는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과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도 빼놓을 수 없다.

증권업계 소문난 싱글 플레이어로 손 꼽히는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은 골프와 함께 지난해 초부터 ‘여깨모’(여의도를 깨우는 모임)을 발족해 임직원들과 출근 전 여의도 공원을 뛰며 하루를 시작한다.

증권가 최연소 CEO로 지난 2007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을 전두지휘중인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은 자칭 타칭 ‘헬스 매니아’다. CEO들의 단골 운동 1순위인 골프나 등산 대신 여의도 메리어트호텔 피트니스에서 주 2~3회 꾸준히 몸을 만들고 있는 것. 오는 2015년까지 고객자산 100조원 세전 순이익 1조원 등 ‘아시아 톱IB’로 성장한다는 원대한 그의 목표가 낯설지 않은 이유는 평소 자기관리를 꾸준히 해야만 결과를 얻는 헬스와도 일맥상통이 느껴진다.

운용업계 ‘복근 킹’으로는 50대의 나이가 무색한 몸짱 ING자산운용 최홍 사장도 대표적이다. 이미 지난해 모 남성잡지가 주최하는 헬스대회에 나가 1위를 거머쥔 사실은 전국적으로 회자 될 정도.

업계 한 관계자는 “신생사를 설립하거나 업계 최고의 위치에 오른 대형사의 CEO들에겐 하나같이 자기관리를 위한 스포츠 취미거리가 하나씩 있는 모습”이라며 “결국 얼만큼 자신을 제어하고 관리하는가에 따라 회사의 운명도 결정 되는 만큼 스포츠를 통한 금융투자업계CEO들의 여가 활동에 새삼 눈길이 간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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