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층·이념 뛰어넘는 '소통 경영' 펼친다

입력 2012-04-19 09:51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삼성이 다양성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러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소통경영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물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다.

19일 삼성에 따르면 이날 이건희 회장은 여성 승진자와 오찬을 함께 한다. 지난해 8월 여성 임원들과 오찬을 한 후 8개월 만이다.

특히 이건희 회장은 차장·과장 등 임원이 아닌 직원들도 초청해 점심을 함께 하며 이들을 격려하고 요구사항도 경청할 예정이다. 여성 임원뿐 아니라 젊은 여직원의 입장에서 겪는 현장의 어려움 등을 솔직히 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에버랜드 사장도 배석해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참석한 여성 임직원들과 함께 공감하는 자리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복귀 후 ‘젊은 삼성’을 신경영의 화두로 내세운 삼성 입장에서 이들과의 소통은 중요한 경영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 사장단은 이화여대 함민희 교수를 강사로 초청해 '넷세대의 이해'란 주제로 강의를 경청했다. 삼성 임직원중 '넷세대(25~30세)'에 해당하는 대리급 이하 직원은 전체의 40%에 달해 기성세대와 다른 소통방식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10일 그룹내 지역전문가 출신 임직원과의 오찬에서 젊은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며 웃음 섞인 실랑이를 벌인 점은 삼성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젊은 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해진 일이다.

삼성 관계자는 "과거엔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삼성이 좋은 쪽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념을 뛰어넘는 소통 노력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삼성 사장단은 진보 성향의 학자에게 강의를 들었다. 강연자는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 교수. 진보 성향의 김 교수는 이번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에 참여했다.

김 교수는 이날 '2040세대와 선거'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번 총선의 결과와 민의 흐름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어느 한 주장에 쏠렸다가 실망하고 다른 주장에 관심을 보이는 '열광과 환멸의 사이클'을 보이고 있다"며 사회 지속 가능성과 경제 지속 가능성의 균형을 위한 해법으로 '사회적 타협'을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서 삼성 사장단은 "기업도 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업은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는 사회적 이해도 부족한 거 같다"고 말하는 등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보수적 성향을 지난 삼성이 이념이 다른 학자를 초청해 총선 민의에 대한 강연을 청취한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삼성 측은 "소통은 다양성에서 출발한다”며 “이런 저런 얘기를 듣다보면 더 넓고 크게 소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