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그들은 누구인가]오전 7시 출근, 자정 다 돼 퇴근…종일 발로 뛰어

입력 2012-04-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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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24시

흰 와이셔츠에 깔끔한 수트를 받쳐입고 금색 뿔테안경 너머로 여러 개의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며 유창한 외국어로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퇴근 후에는 한강변이 내려다보이는 펜트하우스에서 위스키 잔을 손에 들고 창 밖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드라마나 영화나 자주 나와 우리가 흔히 ‘애널리스트(analyst)’하면 떠올리는 모습이다. 화려하고 ‘폼’잡으며 증시 전반과 개별 종목에 대한 분석을 쏟아낼 것만 같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투자증권 박중제 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7년차)을 만났다.

통상 애널리스트들의 일상은 일반 직장인들보다 훨씬 일찍부터 시작된다. 보통 6시30분~7시 사이에는 출근을 하고 이를 위해서는 보통 집에서 늦어도 6시에는 나와야 한다. 출근 후 바로 전날 해외증시와 뉴스를 확인한 후 7시30분경부터는 모닝미팅에 들어간다. 이 자리에는 분야별 애널리스트들은 물론이고, 법인세일즈팀과 펀드매니저들도 참석해 각자의 분석과 자료를 토대로 아이디어와 예상치를 내놓고 관련한 영업전략 등을 수립한다.

이때부터 애널리스트들은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가게 된다. 기관투자자나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PT)가 있는 경우가 많으며 세미나가 없을 경우에는 고객들(주로 기관투자자)에게 투자 정보를 알려주는 ‘콜’을 40~50통 하다 보면 어느덧 오전 업무는 끝이 난다.

또 장시작 후에는 시장상황을 체크하며 자료를 수집하고 리포트를 읽으며 자신이 쓸 리포트에 대한 자료수집이나 구성안을 작성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과중 하나다. 오후 역시 대부분의 시간은 전화로 시장상황을 전해주고 펀드매니저를 만나거나 세미나, 기업탐방 등 외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60개가 넘는 증권사들이 경쟁하고 있고 애널리스트들의 수도 증가추세에 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들더라도 이를 소홀히 할 수 없다. 이후 다른 직장인들이 퇴근할 시간이면 이제 리포트 작성을 시작하게 된다. 리포트는 적게는 A4 3장 분량에서 30장 분량까지 다양하고 자료 수집등은 RA(Research Assistant)들이 돕지만 작성은 거의 대부분 직접 한다.

장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들이 많이 쏟아지다 보니 제목을 정하는 것부터 많은 고민을 해야 해 작성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리포트 작성을 마치고 나면 RA들이 번역, 인쇄업무를 하고 완성본이 나올 때까지 애널리스트들은 해외증시 등을 파악하고 완성본을 확인하고 나서야 귀가하게 된다. 귀가시간은 보통 10~12시 사이. 리포트 업무에 따라 2~3시도 흔한 경우라고 한다. 주말에도 이틀 중 하루는 출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사실 개인시간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장 연구원은 “일반 직장인에 비해서는 많은 연봉을 받지만 증시예측에 대한 부담감과 영업활동에 대한 스트레스, 개인시간의 부재 등으로 나름의 고충이 많다”며 “만약 예상치가 틀릴 경우 시장의 비난과 소송의 위험 등도 감수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또 애널리스트들은 각자 증권사들의 대표얼굴이지만 대부분 계약직이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계약해지되는 신세가 될 수도 있고 이 경우 어느 업계보다 소식이 빠른 증권가의 특성상 재취업이 힘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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