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SK하이닉스에 엘피다를 공동인수하자고 제안했다. 양사의 연합이 이뤄지면 엘피다 인수전에서 미국 마이크론 보다 훨씬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외신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도시바 임원들이 한국을 방문, SK하이닉스에 엘피다 공동인수를 제안했다.
도시바 측은 출자 비율을 50대50으로 제안, 경영권은 자사에서 쥐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가장 유력한 엘피다 인수 후보였다. 제품 시너지와 히로시마팹의 활용, 정부의 자금 지원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또 엘피다 향방에 결정권을 갖고 있는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인 도시바에 힘을 몰아줄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자금 충당 문제로, 엘피다 입찰에 참가한 주요 업체들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써냈고 예비 후보군에서도 제외됐다.
현재 마이크론은 엘피다 인수에 1500억엔(약 2조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4위 D램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은 이미 지난해 말 기업 경영 및 자금지원과 관련해서 엘피다와 협상했다. 게다가 두 기업 모두 대만에 자회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엘피다와의 시설 합병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 연합이 이뤄진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일본 정부가 외국 기업에 일본의 자존심을 넘겨주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도시바가 부족한 자금 여력에도 불구하고 엘피다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것도 일본 정부의 강력한 요청 때문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제안에 응할지 여부다. 하이닉스로선 자금 부담을 덜 수 있고,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협력하고 있는 도시바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도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도시바의 공동인수 제안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