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인맥]페북하다 美회사 스카우트…연봉도 한국 3배

입력 2012-04-0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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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업 성공 서동혁씨

온라인 활동은 여가활동이나 취미활동으로 비치기 일쑤다. 이런 편견은 비즈니스는 현실공간에서만 이뤄진다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온라인의 활동은 이제 여분의 활동이 아니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취업과 사랑, 우정 등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한다.

▲SNS 등 활동을 통해 자신을 알려 높은 연봉을 받으며 미국에 취직한 서동혁(30)씨.
온라인 공간에서의 활동을 통해 해외 취업에 성공한 서동혁(30·남)씨의 경우도 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전문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의 소규모 영상제작업체에서 일하던 씨는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에 있는 한 회사로부터 영입제의를 받았다. 평소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활동을 꾸준히 알리고 많은 외국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한 결과였다. 그는 현재 뉴욕의 회사에서 근무 중이다. 보수는 한국에서 일할 때의 3배 정도다. 한국 대기업 과장 연봉보다 약간 많다.

▲미국의 회사에서 영입제의를 받는 계기가 됐던 유튜브 동영상.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미국에 가장 처음 그를 알린 것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이었다. 국내의 한 자동차 기업이 서씨가 근무하던 회사에 의뢰한 프로젝트에 그가 속한 팀이 참여하게 되면서 만든 영상이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사이트에서 조회수 110만건을 기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씨는 이 영상을 본인의 개인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에 올려 본인이 참여한 작품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했고 업무 내에서는 만날 수 없는 인맥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영입은 이메일을 통해 왔다. 회사에 디지털 선임기획자(lead digital producer)가 공석인데 올 생각이 있느냐는 제의였다. 서로간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서 대화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뤄졌다. 사장과 실무자가 서씨의 페이스북 친구가 돼 글을 남기며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 갔다. 서씨도 처음에는 갑작스런 제의에 망설였지만 SNS를 통해 회사에 대해 알아가며 마음을 굳혔다.

▲서동혁씨의 페이스북
면접은 스카이프 음성통화로 이뤄졌다. 서씨의 회화실력은 대학 재학시절 딱 한 번 토익 700점을 넘어본 게 전부다. 담당자의 질문에 그렇게 더듬더듬 대답했다. “실제 존재하는 현실의 벽보다 무서운 게 ‘난 이런 점이 부족하니까 안돼’라고 생각하는 일종의 자기검열인 것 같다”며 “주변에서 종종 비슷한 기회가 있을 때 지레 포기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저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두 달 뒤 비자가 나왔다. 서씨는 연고 하나 없는 뉴욕으로 출발했다.

서씨는 미국행을 선택한 것에 만족하고 있다. 우선 자신의 삶이 생겼다.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이다. 점심시간은 자유롭게 활용한다. 보통 1시간 30분에서 2시간가량이다. 매일 야근하고 쫓기듯 밥을 먹던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생활이다. “한국에서는 일만 했지만 여기서는 일도 하고 삶도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유가 생긴 만큼 아이디어도 많아진다. 언어의 장벽보다 높은 학벌의 장벽도 없다. 능력보다 출신 학교가 그 사람의 평가를 좌우하는 한국과 다른 문화다.

▲서동혁씨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서씨는 자신이 성공한 삶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하지만 온라인 활동을 통해 인생에서 만날 기회의 폭을 상당히 넓혔고 그 기회 가운데 하나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는 “바쁘다는 이유로 인터넷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영어가 유창하지 않다는 이유로 외국 친구와 관계를 맺는데 주저했다면 아직도 한국에서 매일 야근을 하며 현실에 자신을 맞춰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더 큰 미래를 보며 꿈을 꾸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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