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월풀의 제소로 인해 미국서 반덤핑 공세에 몰린 끝에 결국 냉장고 수출 가격을 인상한다. 수출 가격을 올리면 미국 시장 내 판매량이 타격을 입게 되지만, 미국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결국 반덤핑 관세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부터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프렌치도어 냉장고 가격을 평균 8%가량 인상했다고 3일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8%가량 수출가격을 인상하면 반덤핑 관세 예치금을 추후 환급받을 여지가 생긴다”며 “물론 제품 가격 인상으로 미국 시장 판매 저하의 우려도 있지만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북미 프렌치도어 냉장고 수출품 가격을 높여 반덤핑 공세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에 비해 덤핑률이 높은 만큼 가격 인상폭도 10%를 상회할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9일 삼성전자 냉장고에 대한 덤핑률이 한국산 제품 5.16%, 멕시코산 15.95%이고 LG전자 냉장고는 한국산 15.41%, 멕시코산 30.34%라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프렌치도어 냉장고를 연간 7억달러 이상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 중 약 55%를 광주 공장에서, 나머지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다. 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프렌치도어 냉장고는 연간 5억~6억달러에 달한다. 이 중 85%는 창원 공장에서, 나머지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와 멕시코에서 생산, 미국에 수출하는 프렌치도어 냉장고의 다수를 제 3지역으로 돌리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된 제품이 아니라면 미국의 반덩핑 공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 반덤핑 판정을 받은 한국과 멕시코를 제외하고 냉장고를 생산하는 곳은 브라질, 동남아, 중국을 포함한 7개 지역”이라며 “이들 지역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달 중 덤핑 판정이 최종 확정되면, 정부를 통해 WTO에 제소하는 등 미국이 월풀의 입장만을 들어준 것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불복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