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AC이 뜬다] 2-②, 정치 리더십 관건....페르난데스, 페론 그림자 떨쳐낼 수 있을까

입력 2012-03-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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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에바 페론’ 페르난데스, 인플레이션 유발·경제효율 저하시키는 페론주의 문제점 극복해야

▲크리스트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에바 페론의 향수를 유발해 재선에 성공했으나 이제는 인플레이션 등 페론주의의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지난해 10월23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재선 확정 후 승리의 V자를 그리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가 경제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포퓰리즘을 극복할 리더십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아직도 이 나라 정치와 경제에 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에바 페론의 그림자를 떨쳐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남편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 오르고 재선에 성공하는 등 화려한 정치인생을 보내고 있는 페르난데스는 페론주의에 기반한 복지정책이 가장 큰 인기비결이다.

실제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제2의 에바 페론’으로 불리기도 했다.

에바 페론은 사생아로 태어나 온갖 역경을 딛고 영화배우와 라디오 성우 등을 거쳐 1946년 퍼스트레이디의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남편인 후안 페론 대통령과 함께 노동자의 생활 수준 향상, 여성 권리 신장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개혁을 강력히 추진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아직도 에바 페론을 ‘가난한 자들의 성녀’로 추앙한다.

그러나 에바 페론은 외국자본을 쫓아내고 국유화를 무리하게 추진하며 국민들의 인기를 끌기 위해 무리한 정책을 펼치다 나라를 거덜 낸 포퓰리즘 정책의 상징으로 꼽히기도 한다.

페르난데스는 취임 초기 지지율이 20%로 떨어지는 등 위기를 맞이했으나 근로자 퇴직연금을 인상하고 가난한 학생들에게 넷북 300만대를 배포하는 등의 선심성 정책으로 인기를 회복했다.

남편이자 전임자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지난 2010년에 사망해 그에 대한 동정 여론이 커지면서 페르난데스의 인기도 회복됐다.

페르난데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재정지출과 복지를 확대해 내수를 부양하는 페론주의식 처방으로 위기를 극복해 주목을 받았다.

페르난데스는 같은 해 10월 300억달러 규모의 민간 연금펀드를 국유화해 퇴직자들이 금융위기에도 연금을 떼이지 않도록 했다.

아울러 공공사업 확충과 농업과 제조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 등 13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실시했다.

아르헨티나는 페르난데스의 재임 기간 연 평균 8%가 넘는 고속성장을 지속했고 페르난데스는 절반이 넘는 높은 득표율로 지난해 10월 재선에 성공했다.

사실 아르헨티나 정치가들이 페론주의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카를로스 메넴이 지난 1989년 대통령에 올라 1999년까지 집권하면서 신자유주의 개혁을 무리하게 추진해 국가 경제와 서민생활을 파탄에 몰아넣은 여파가 크다는 평가다.

이는 페론주의 이외 다른 이념이 아르헨티나 정치권에서 발을 붙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심성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외국자본을 배척하고 국유화를 추진해 경제 효율을 극도로 떨어뜨리는 페론주의의 문제점은 여전하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외채 상환과 경기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를 전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런 움직임이 시중의 통화공급량을 늘려 중앙은행의 핵심기능인 인플레이션 억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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