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칼럼⑦]건선과 가려움

입력 2012-03-14 09:38수정 2012-03-14 09:43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건선은 일반적으로 가려움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어떤 책에서는 건선은 가려움이 전혀 없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실제 임상에서 환자를 접해보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물론 아토피성 피부염에 비해서 가려움이 심하지는 않지만 이에 못지않게 가려움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스테로이드성 연고를 사용하다가 중단하면서 피부가 악화되는 시기에는 극심한 가려움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나타나는 극심한 가려움은 밤낮없이 계속 되거나, 낮에는 견딜 만하다가 밤에만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해서 정상적인 수면이 어려운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다음날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게 되는데, 심한 경우 거의 해가 뜰 때까지 깨어서 긁다가 아침이 되어야 가려움이 조금 안정되어 잠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약간 증상이 완화된 경우라도 아침에 일어나 보면 밤새 자신도 모르게 피부를 긁어서 이불에 붉은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기도 합니다.

건선을 치료할 때 건선에 해로운 음식을 주의시키는 이유는 피부의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려움을 더욱 심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신 맛이 나는 과일은 가려움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습니다. 오렌지, 귤, 사과, 포도 등 신 맛이 많이 나는 과일을 많이 먹을 경우 가려움증이 더욱 심해지거나, 없던 가려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신맛은 산미(酸味)라고 합니다. 산미는 수렴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신 과일을 먹게 되면 인상을 쓰면서 '흡-'하는 소리를 내게 됩니다. 이것은 신맛이 우리 몸속에 들어갈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즉 신맛은 우리 몸속에 들어와서 무엇인가를 안으로 자꾸만 들어가게(수렴) 하는 역할을 합니다.

건선이 있는 사람들은 피부에 붉은 반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붉은 반점은 우리 몸속의 열이 바깥으로 제대로 배출이 되지 못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건선이 있는 사람이 너무 신맛이 나는 음식을 자주 먹게 되면 열이 바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안으로 모여들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가려움이 더 증가하거나 없던 가려움이 새롭게 생겨납니다.

실제로 건선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오렌지를 먹었던 날 유난히 더 가렵거나 사과를 많이 먹고 가려움이 많이 증가했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이렇듯 가려움은 피부 증상만큼이나 건선 환자를 많이 힘들게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가려움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고 가려움만 원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혹시 너무 신맛이 나는 음식이나 과일을 먹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신맛이 나는 음식 섭취를 중단한 이후 가려움이 좋아졌다면 이러한 음식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건선으로 인한 가려움이 한결 낫게 되므로 심한 가려움으로 인한 고생에서 벗어나 보다 편안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도움말 : 강남동약한의원 원장 이기훈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