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외화 빌리러 일본行 러시

입력 2012-03-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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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무라이본드 발행 3700억엔…전년의 2배

외화를 조달하려는 한국 기업들이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사무라이본드 발행 규모는 3700억엔(약 5조1000억원)으로 전년의 2배로 급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무라이본드는 일본에서 외국 정부나 기업이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을 말한다.

한국 기업들은 해외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필요한 수출 금융 확충에 나서고 있으며, 은행들은 기업의 해외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보충하기 위해 외화 확보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이들 기업과 은행은 재정위기가 장기화하는 유럽과 미국에서 외화 조달이 어려워지자 일본으로 조달처를 바꾸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이 발행한 외화 표시 채권은 300억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55%가 유로와 달러 표시 채권이었다.

이는 전년의 67%에서 12%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반면 엔화 표시 채권 비율은 19%로 전년보다 8%포인트 상승했다.

줄어든 달러 빚을 엔화 표시 채권을 발행해 충당한 셈이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이 90%로 높아 결제용 외화 수요가 강하다.

원화는 국제 통화로 통용되지 않기 때문에 결제 통화로 부적합해 금리가 낮은 해외에서 외화를 조달해왔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투자가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 한국 기업들은 외화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포스코 등 해외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기업들은 외화를 확보하기 위해 일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세토가와 겐지 부장은 “한국 기업들이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늘리는 것은 경계심도 들지만 기업들의 의욕이 워낙 강하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은 한국에 영업 부문을 신설하는 등 왕성한 자금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지난해 서울에 ‘글로벌 코리아 영업부’를 신설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대기업들을 상대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은 지난달 한국 대형은행과 기업은행(IBK)에 210억엔 규모의 엔화 기준 신디케이트론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신디케이트론은 금융기관이 차관단을 조성해 정부나 공공기관 같은 특정 차주에게 일정 조건으로 대규모의 중장기 자금을 융자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한국 기업의 해외 플랜트 건설 수주는 650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최근에는 수주의 80% 이상이 사업 규모 5억달러 이상으로 대형화하고 있다.

프로젝트 수주는 발주자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힘이 관건이 되고 있다.

수출금융을 담당하는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관련된 금융 지원을 16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자기 자본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지난달 일본 3대 은행들과 프로젝트 융자에 관한 기구를 출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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