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임금인상·주간2교대 협상 가시밭길 예고
현대자동차의 올 노사 협상이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해묵은 숙제인 주간 2교대제 시행 문제와 임금 협상은 물론 최근 판결이 내려진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이 3가지 현안을 두고 노사 간 이견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올 상반기 노사 갈등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 “상반기 내 정규직 전환”, 사 “시간 두고 지켜볼 것”=최근 사내하청 근로자 관련 소송 대법원 판결에서 현대차 사측이 패하면서, 노조의 입김이 한층 강해졌다.
패소 판결 이후 정규직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를 중심으로 회사 측에 사내하청 근로자 전원 정규직 전환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지난 28일 발행한 자체 소식지를 통해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은 시대적 요구”라며 “원·하청 공동투쟁으로 상반기 안에 정규직 전환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3월 한 달간 사내하청 근로 실태 파악 전수조사를 벌인 뒤 3월 말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내용으로 하는 특별교섭 요구안과 임금 협상안를 마련하고, 4월 초 회사에 전달할 방침이다.
이에 회사 측은 “아직 정확한 대답을 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신중한 반응이다. 사측 관계자는 “판결문이 현대차 쪽에 도착하면, 판결문을 면밀히 분석한 뒤 비정규직 근로자 관련 조치에 나서겠다는 것이 회사의 원칙”이라며 “여러 모로 복잡한 사안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임협도 난항 전망=올 2분기부터 시작될 임금협상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노조 측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수익을 올린만큼, 근로자에게 돌아오는 이익도 커야 할 것”이라며 “협상에서 사측이 성실하게 임하지 않는다면 강경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회사 측은 “지난해 올린 수익과 여러 외부 요인을 적절히 조정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내수 불황 조짐이 심각한 시점에서, 무조건적인 인상 만을 고집한다면 서로에게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주간 2교대제는 숙제= 노조와 회사 모두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특히 노조가 3월부터 ‘한지붕 이웃’인 기아차 노조와의 주간 2교대제 도입 합동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하는 등 강경투쟁 입장을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문용문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지난 24일 열린 근무변경추진위원회 본회의에서 “올해 주간 2교대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회사 측이 진정성있게 협상에 임한다면 성실히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사측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노조 쪽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원칙에 의거해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의 협상 추이를 지켜보면서, 유연하게 상황 대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