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 “경제 위기, 리스크 분산 등 이점 살려 과감한 투자로 돌파해야”
글로벌 기업들이 현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주력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성공적인 사업 다각화가 경제위기 극복에 더 효과적이라고 경영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최근 분석했다.
BCG는 최소 3개 이상의 사업영역을 갖고 있고 이들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도 10% 이상인 기업을 다각화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BCG가 1100여개 이상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다각화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평균 ‘BBB+’로 ‘BBB’를 받은 사업 집중화 기업들을 웃돌았다.
지난 2004~2010년 다각화 기업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은 집중화 기업보다 평균 51bp(bp=0.01%) 낮았다고 BCG는 전했다.
다각화 기업들은 다양한 사업 부문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어 경제 위기 시에 경쟁사에 비해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고 BCG는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재정적 이점을 통해 위기 탈출을 하기 위해서는 다각화 기업들도 적절한 전략 수행이 필요하다고 BCG는 강조했다.
BCG가 지난 2007년 말 이후 지금까지 총주주수익률이 11%에 달했던 성공적인 다각화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은 경제위기 시에 많은 기업들이 흔하게 실시하는 대규모 감원이나 연구·개발(R&D) 비용 감축 등의 전략을 취하는 것을 꺼렸다.
대신 이들 다각화 기업은 인적 자원을 보호하고 자산을 섣불리 처분하지 않았으며 좋은 인수·합병(M&A) 기회가 왔을 때는 과감하게 투자했다고 BCG는 강조했다.
예를 들어 다각화 기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2008~2009년에 비용지출이 3% 밖에 안 줄었으나 집중화 기업들은 비용지출 감소폭이 13%에 달했다.
제약업체 바이엘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매출 대비 15~17%라는 R&D 비중을 그대로 유지했다.
성공적인 다각화 기업은 경제위기에 더욱 더 활발한 R&D 활동을 펼쳤다.
3M은 지난 2008년 말에 불과 4개월 동안 무려 9건의 M&A를 성사시켰다. 그 결과 3M 주가는 다른 경쟁자들보다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고 BCG는 전했다.
물론 다각화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재정이 필수적이다.
인도네시아의 PT아스트라인터내셔널은 2008년에 자동차 유통 부문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확대해 점유율을 이전의 51%에서 58%로 끌어올렸다.
PT아스트라는 금융위기가 닥치기 직전에 자본부채비율을 45%로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했기 때문에 위기 시에 안정적으로 투자를 늘릴 수 있었다.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경기가 호황일 때 재무구조를 개선시켜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에 PT아스트라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BCG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