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경제 금융위기 이후 최악…생산·투자·소비 ‘둔화’

입력 2012-02-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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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경제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되돌림했다. 경기 둔화로 생산, 투자, 소비가 모두 부진했다. 마지막 보루인 수출마저 올해 들어 악화하고 있다. 지방경기가 장기간 둔화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최근의 지방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지방의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9년 3분기 5.0%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권역별로는 대구경북권이 -4.2%를 보이는 등 인청경기권(15.1%), 제주(20.2%)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저조했다. 한은은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은 늘었으나 영상음향통신, 전기장비, 기계 및 장비 등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이 부진하자 설비투자도 정체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에는 유로존 재정위기 등 대외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4분기 설비투자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9로 2년 만에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투자를 하겠다는 기업보다 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소비의 증가세 둔화도 확연했다. 지난 4분기 대형마트 매출의 증가폭은 전년 동기 대비 4.3%로 지난 3분기 3.0%에 비해서는 다소 확대됐다. 그러나 백화점 매출 증가폭은 크게 줄었다. 4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늘어 전분기의 8.6%를 크게 하회했다.

지방경제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수출에 기대기도 힘들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8.5%로 2009년3분기 -19.6%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았다. 더욱이 올 1월 중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둔화한 데다 설 연휴까지 끼면서 2009년10월 이후 처음으로 수출증가율이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한은은 밝혔다.

생산 부진에 설비투자 감소, 수출 악화, 내수 부진 등 각 부문이 뫼비우스 띠처럼 맞물리며 경기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건설활동이나 고용 시장은 아직 양호한 편이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 서비스업 등이 악화했다”며 “지방 경기 둔화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지는 2~3분기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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