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통위원장, 눈물 속 이임식 개최

입력 2012-02-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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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2일 약 4년간의 방통위원장 업무를 마감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이 날 방통위 대회의실에서 이임식을 갖고 “대한민국 방송통신 산업의 발전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임사를 낭독하는 과정에서 최 위원장은 중간중간 눈물을 흘려 불명예 퇴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스마트폰 도입시기가 늦었던 것에 대한 비판을 회고하는 과정에서는 잠시 이임사 낭독을 멈추며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였다.

최 위원장은 임기 중 업적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내면서도 “능력 있는 제4이동통신 사업자를 찾지 못해 우리 기술인 와이브로를 꽃피우지 못했다”며 “또 지속적으로 통신요금을 인하했지만 국민들의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전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인터넷의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폐지하기로 정책방향을 잡았으나 완결하지 못하고 떠나니 여러분들이 잘 추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최시중 위원장은 측근 비리혐의로 지난달 27일 자진사퇴했다.

다음은 이임사 전문이다.

사랑하는 방송통신위원회 가족 여러분!

저는 이제 4년 가까이 맡았던 방송통신위원장직을 마감하고 여러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려 합니다.

그동안 저와 함께 대한민국 방송통신 산업의 발전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여러분들의 도움과 헌신이 없었다면 방송과 통신의 융합, 나아가 세계적으로 거세게 일고 있는 스마트 혁명의 파고를 헤쳐나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도 방통위에서의 1400여일은 저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여러분, 제가 2008년 3월 초대 위원장으로 취임한 이 자리에서 “마음을 모으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자”고 말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통합해 출범한 조직이었던 만큼 내부의 갈등을 조화롭게 묶어내는 일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때 저는 “세상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고, 방송통신위원회가 그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눈과 얼굴에서 그러한 의지와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제가 기회 있을 때마다 방송통신 산업이 30~40년 후 우리 후손들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지금 우리가 씨를 뿌리고 가꾸어서 튼튼하게 기반을 닦아놔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저의 뜻을 잘 이해하고 실천해 주었습니다. 그러기에 지난 4년간의 생활은

보람차고 행복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서니 그간 여러분과 더불어 고민하며 방송 통신과 인터넷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고 고심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대표적인 방송통신 융합서비스인 IPTV 가입자가 3년이 채 안되어 400만명을 넘어서며

유료방송시장에 안착했습니다. 전국적인 광대역 통합망 구축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네트워크 경쟁력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렸고,

방통위 출범직전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이어 KT·KTF합병과 LG3사의 합병 등으로

통신업체들이 대형화되고, 시장에서의 경쟁체제가 마련된 것도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스마트혁명에 뒤쳐질까 노심초사했던 것도 잊을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 도입이 왜 이렇게 늦어졌느냐고 담당부서를 크게 질책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심기일전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도 지난해 말 2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와이브로와 LTE 4G 서비스 역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방송산업 역시 새로운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채널, 홈쇼핑 사업자를 선정하고, 최근 미디어렙법의 국회 통과로 광고시장에 경쟁체제가 도입되는 등 방송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저는 “변화하지 않으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다만, 능력있는 제4이동통신 사업자를 찾지 못해 우리 기술인 와이브로를 꽃피우지 못했고

지속적으로 통신요금을 인하했지만 국민들의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특히 인터넷의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폐지하기로 정책방향을 잡았으나 완결하지 못하고 떠납니다. 여러분들이 잘 추진해 주기 바랍니다.

사실 우리 위원회는 출범 때부터 이런 저런 비판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정책 추진을 하려할 때 더욱 신중하려 했고, 그만큼 정책 결정에 힘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다행히 1, 2기 상임위원분들이 정파를 초월해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여러 의견들을 다지면서 정책을 만들어 나가 주셨기에 위원회의 운영이 순조로울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 자리를 빌어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한국의 ICT와 미디어 산업은 주춤거릴 여유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스마트 패권’을 놓고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과 피를 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컨텐츠는 이제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향후 1~2년이 한국 방송통신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시시비비에 휩싸여 시간을 허비하거나, 쓸데없는 일에 정력을 낭비해서도 안됩니다.

지금껏 그래왔듯 정부가 나서서 과감하게 변화를 이끌어야 합니다.

두려운 눈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것만큼 불안한 일은 없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한국 ICT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소신있게 정책을 펼치시길 바랍니다.

특히 후임위원장으로 내정된 분은 한국 ICT 발전의 주역으로, 여러분의 선배라고 알고 있습니다. 떠나는 저 역시 마음 든든합니다.

새 위원장과 상임위원님들을 모시고 방통위에 부여된 시대적 책무를 다해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이제 정말 여러분과 헤어질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에 입학해 서울에 올라온 이후 50년이 넘게 광화문을 떠나본 적이 없습니다만, 이제 광화문을 떠날 때가 가까이 된 것 같습니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처럼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만나는 것이 인간사입니다.

지금은 비록 제가 위원회를 떠나지만 언젠가 어디서든 여러분들을 반갑게 만나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저를 격변기의 한국 방송통신산업 발전을 위해 정성을 다했던 열정적인 선배로 기억해 주길 바라며, 저 역시 여러분들과 방송통신 업계에 대해 늘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지난 4년간 지고 온 무거운 짐을 홀가분하게 내려놓고, 조용히 떠나고자 합니다.

여러분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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