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0억 규모 대한통운 자사주 443만주 매각 못해…투자자 물색중
CJ그룹이 계열사 대한통운을 인수한지 3개월도 채 안돼 고민에 빠졌다. 대한통운이 보유한 자사주 443만주를 정해진 기한 내에 매각하지 못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하게 됐다.
이에 CJ그룹은 금융당국은 경위서를 제출하고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으나 자사주 규모가 3800억원에 달해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본시장법 도입 이후 상장회사가 자사주 매각 시한을 넘겨 문제가 된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금융당국은 이번 사안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21일 금융당국과 대한통운 등에 따르면 대한통운은 보유 자사주 542만3419주(23.77%) 가운데 443만126주(19.41%)를 이달 초까지 팔아야 했지만 매각 시한을 넘겼다.
대한통운은 2008년 12월 금호렌터카의 렌터카사업 부문을 영업양수하는 과정에서 자사주 23.77%를 인수했다. 금호렌터카가 보유하고 있던 4.36%와 함께 영업 양수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19.41%를 떠안은 것이다.
대한통운이 문제의 자사주를 매입한 시기는 2009년 2월 2일로 이미 3년이 지났다. 자본시장법 165조 5호 '주식매수청구권 특례' 조항에 따르면 상장회사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사들인 자사주는 3년 내에 팔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CJ그룹측은 주주보호를 위해 443만주에 달하는 대한통운 자사주를 매각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작년 12월 대한통운 인수 절차를 마무리 하고서야 자사주 문제를 알았는데 해당 물량이 워낙 크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내놓게 되면 소액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전략적 투자자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번 사안에 대해 자사주 처분 시한을 넘긴 만큼 고의성 여부 등을 판단해 제재조치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