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생선 맡기는' 민간인 정부기관 파견제 논란

입력 2012-0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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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금지업무 조항 없어…19개 부처 254명 근무

민간기관 인력을 정부에 파견해 일하는 민간인 파견제도가 민간인이 직접적 이해관계가 얽힌 업무까지 맡는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행정안전부와 각 부처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국토해양부 등 19개 중앙부처에 민간인 254명이 파견돼 있다.

부처별로 금융위원회가 39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복지부 33명, 국토부 30명, 총리실 27명, 중기청 26명, 대검찰청 17명, 감사원 16명, 지경부 15명, 권익위 11명 등의 순이다.

기재부, 환경부, 행안부, 방사청, 교과부, 국방부, 외교부, 공정위, 행복청, 경찰청 등에도 1∼9명이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민간인 파견 인원이 500명을 넘어간 적도 있지만 최근에 축소하도록 유도한 결과 2009년 314명, 2010년 말 308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각 부처가 행안부에 보고한 현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자동차보험팀 내 민간 파견 인원을 7명에서 3명으로 축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파견 근무하는 민간인이 직접적 이해관계가 얽힌 업무까지 맡은 경우도 있다.

택시, 화물차 등 공제조합에서 국토부에 파견 나온 직원은 조합원이 연루된 교통사고의 상대방이 분쟁조정을 신청하면 관련 업무를 처리한다. 손해보험업계와 자동차정비업계가 팽팽히 대치했던 자동차 정비수가 조정에는 손보협회 직원이 관여한다.

파견 기관이 대부분 해당 부처 산하기관이라는 점 역시 민간 전문성을 공직 사회에 수혈하자는 제도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금융위에는 금감원ㆍ산은ㆍ증권거래소ㆍ예보 등에서 파견한 민간 전문가가 근무한다. 복지부에는 건강보험공단ㆍ국민연금ㆍ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국토부에는 LH공사ㆍ수자원 공사에서, 교과부에는 교육개발원 등에서 파견됐다.

민간 파견제도가 파행 운영되는 배경은 기본적으로 관련 규정이 상세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임용령에 이해 관계가 있는 업무는 안된다고 적혀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가 해당하는지 규정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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