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애호가로 알려진 존 폴슨이 금을 또 대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4일(현지시간) 공개한 등록 펀드의 운용자산정보에 따르면 폴슨이 이끄는 헤지펀드 폴슨앤컴퍼니는 작년 4분기(10~12월)에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있던 금 10t을 매각했다.
모든 펀드는 분기마다 운용자산 현황을 분기가 끝난 후 45일 이내에 SEC에 보고해야 한다.
폴슨은 ETF를 통해 97t이라는 대량의 금을 모아왔으나 작년 3분기 34t의 금을 매각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당시 금 가격은 온스당 1900달러대의 사상 최고치에서 1500달러대까지 하락, 이후 시장에서는 대형 헤지펀드의 매각 동향에 관심이 쏠렸다.
연간 금 생산량이 2800t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한 펀드가 100t에 가까운 금을 보유하는 것은 파급이 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사실상 제로금리 정책을 2014년 중반까지 지속하기로 하면서 금은 장기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그리스 사태로 호악재가 반복되는 가운데 1700달러대 초반 범위에서 매도와 매수가 반복되고 있다.
1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금 값은 전날보다 7.20달러(0.4%) 하락한 온스당 1717.70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폴슨이 금을 지속적으로 매각하는 것이 금 값을 즉각 끌어내리지는 않겠으나 투자 심리에는 다소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폴슨은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중국 증시에 투자했다 낭패를 보고 지난해 40%가 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폴슨은 “17년 펀드 인생에 최악의 해”라며 “유럽 채무위기가 이 정도까지 악화할 줄은 몰랐다”고 고객들에게 사죄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도 제압한 펀드’로 펀드업계의 일약 스타가 된 폴슨의 굴욕이 아닐 수 없다.
폴슨은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를 예견하고 금융주와 모기지 관련 채권을 공매해 다른 헤지펀드가 일제히 30% 이상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해에 30% 이상의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