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개선·OLED 사업 강화 등 디스플레이 사업 강화 포석…SMD와 합병검토
삼성전자가 LCD사업부 분사를 추진함에 따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삼성전자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합병을 위한 사전단계가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면서 향후 삼성전자의 조직개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말 이사회를 열고 LCD사업부 분사를 의결한 뒤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이후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SMD와 합병, 연매출 30조원대의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이에 따라 LCD사업부는 오는 17일 사업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을 열고 회사의 향후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LCD사업을 분사키로 한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수익성이 악화된 LCD 사업 재건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LCD사업은 지난해 매출 22조6500억원, 영업손실 1조6240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올해도 디스플레이 업황 개선기미가 보이지 않아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SMD와 합병, 수익성 지표를 개선하고 향후 삼성의 디스플레이사업을 OLED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두 번째 규모인 16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드디스크사업부문의 매각 대금이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LCD사업의 적자가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OLED 사업강화를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LCD사업부가 분사 후에 SMD와 합병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OLED는 LCD와 생산공정이 비슷해 LCD 생산라인을 빠르게 OLED부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증권가에서도 LCD사업부의 분사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구자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LCD 사업부를 분사해 SM와 합병할 경우 디스플레이사업의 시너지가 확대될 것”이라며 “독립적인 디스플레이 부품 회사가 신설될 경우 보다 다양한 고객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삼성의 디스플레이사업은 삼성전자 LCD 사업부, S-LCD, SMD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었다”며 “이같은 구조는 제품 연구개발 및 생산라인의 중복으로 인한 투자효율 저하, 방대한 인력 및 조직구성 보유로 신속하고 원활한 의사결정에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삼성 디스플레이 부문 통합이 이뤄진다면 존 LCD 중심에서 Oxide(산화물반도체)와 OLED 중심으로 재편돼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사업 강화를 위해 SMD와의 합병 검토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LCD사업부가 분사될 경우 지난 2004년 반도체 사업부 산하에서 독립 사업부로 승격된 뒤 9년 만에 사업부가 없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