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대디ㆍ맘으로 살아간다는 것

입력 2012-02-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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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스타 골퍼로 키우기 위해 본인 삶 포기하며 자녀 뒷바라지

▲골프계에서는 골프대디, 골프맘 이라는 단어가 관용어가 된지 오래다. 부모는 자녀가 골프선수로서의 가능성이 보이면 자신의 인생도 포기 한 채 자녀의 삶에 '올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은 지난해 현대건설 서울경제오픈에 출전한 김하늘과 캐디를 맡았던 아버지 김종현씨 (KLPGT 제공)
대회장을 다니다 보면 항상 선수들의 부모 중 한명이 큰 배낭을 들고 18홀을 묵묵하게 따라다니며 뒷바라지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목격한다. 배낭에는 선수가 좋아하는 음식부터 경기에 필요한 각가지의 소지품이 즐비하다. 대형우산에 휴대용 접이식 의자까지 다양하다.

자녀를 교육시킬 때 소위 사용되는 치맛바람, 바짓바람이 골프계에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골프계에서는 ‘골프 대디’, ‘골프 맘’이라는 단어가 관용어가 된 지 오래다.

자식의 골프에 부모가 ‘올인’하는 이유가 뭘까.

골프는 다른 운동종목에 비해 한번에 부를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선수의 꾸준한 가능성과 성적 등을 보고 스카웃을 하고 연봉계약 하는 타 종목과는 달리, 한 대회에 큰 상금이 걸려 있어 무명 선수도 메이저 대회에서 한번의 우승으로 수억원의 달하는 상금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인 스포츠이기에 스윙코치나 멘탈 트레이너 등은 있지만 선수 사생활이라든가 일거수 일투족을 관리할 감독, 코치 같은 지도자가 없다. 이 때문에 부모의 개입이 더욱 깊숙하게 이뤄진다.

부모는 자녀가 될성부른 나무다 싶으면 만사를 제쳐두고 자식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자녀를 스타 골프선수로 키우겠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 부모의 인생은 없다고 보면 된다.

박세리(35·KDB산은금융그룹)의 부친 박준철(64)씨는 골프대디 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박세리를 명예의 전당에 입성시키기 위해 그의 스파르타식 훈련은 전설로 전해진다.

신지애 부친인 신제섭씨도 정평이 난 골프대디 중 한 사람. 사실 골프특성상 집안형편이 넉넉한 가정에서 골프선수를 키우는 것이 일반적.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지애는 정반대의 케이스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에 골프채를 잡았다. 중학교 3학년 때 어머니를 여의고 받은 조의금으로 골프를 치는 아픔을 겪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부친은 더욱 그에게 집중했다. 그런 부친의 노력을 신지애가 모른체 할 리 없었다. 그녀의 뒤에는 항상 아버지란 존재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고 언제나 딸을 지지하고 격려했다. 이것은 신지애가 세계정상에 오르는 원동력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초등학교 3학년때 골프채를 잡은 배상문은 어려서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아래에서 자랐다. 이후 어머니는 자청해서 아들의 캐디백을 멨고 현재 배상문은 미국프로골프투어(PGA)에 진출해 활약하고 있다. 배상문과 모친 시옥희씨(왼쪽부터) (캘러웨이 제공)
남자선수에게는 골프맘이 존재한다. 주인공은 배상문(26·캘러웨이)과 모친 시옥희씨(56). 초등학교 3학년때 골프채를 잡은 배상문은 어려서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아래에서 자라왔다. 그래서 더욱 아들을 강하게 키우고 싶어했다. 어머니는 자청해서 아들의 캐디백을 멨다.

캐디백을 메거나 선수의 매니저를 자청하는 부모들은 많다. 김하늘(24·BC카드)의 부친 김종현씨(49)도 지난해 상반기까지 김하늘의 캐디를 했다. 심현화(24·요진건설), 김혜윤(24·비씨카드) 등 많은 선수들이 부모님과 호흡을 맞추며 필드를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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