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LNG 시장, 일본發 지각변동

입력 2012-02-1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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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지진 이후 천연가스 수입 급증…북미, 日 수요 잡기 위해 혈안

세계 천연가스 시장에 일본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작년 3.11 대지진에 따른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일본과 유럽 등지의 천연가스 수입이 늘면서 이 수요를 잡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0년 시점에서 일본은 전력의 30%를 원전을 통해 얻었다.

하지만 작년 3월11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일본 전역의 원전은 정기 점검을 위해 폐쇄됐고, 원전 54기 중 현재 3기만 가동 중이다.

일본은 자국 가스 소비량의 불과 4% 미만을 생산하며,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했으나 수입량을 더 늘릴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몰린 것이다.

일본 최대 유틸리티업체인 도쿄가스의 오카모토 쓰요시 사장은 “에너지를 둘러싼 환경이 작년 3월11일을 계기로 급격하게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전력업계는 발빠르게 천연가스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천연가스 수입 규모는 75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일본이 31년 만에 무역적자를 내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올들어서도 가스 수입은 계속 확대, 일본의 1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39% 증가한 519만t을 기록했다.

2011년 LNG 수입은 7850만t으로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은 올해는 2자릿수 더 늘 것으로 전망했다.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는 것은 일본 뿐만이 아니다.

유럽과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도 일본 원전 사태를 계기로 원전 정책을 달리하면서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힌 독일은 작년 11월 러시아에서 오는 가스 파이프라인을 새로 개설했다.

원전 확대 계획을 철회한 영국에서는 BG그룹이 미국과 천연가스 수입 계약을 맺는 등 조달처를 다각화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과 유럽에서 천연가스 수요가 늘자 북미 에너지 업체들이 고무된 분위기다.

WSJ는 특히 셰일가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국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셰일가스는 암석에 갇혀 있는 가스로, 그동안 수익성의 한계로 개발이 부진했으나 최근 국제 유가 상승과 기술발전에 따라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미국 정부는 셰일가스 등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에 힘입어 수 년 후에는 가스 순수출국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스 수출업체들은 가격차를 통해서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1MBTU(1MBTU=100만영국열량단위(BTU), 1BTU는 0.252Kcal/h)당 2.50달러지만 일본에서는 같은 규격이 16달러나 된다.

다만 아시아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만만치않은 비용이 든다는 점은 부담이다.

에너지 업체들은 연료과냉 후 액상으로 변환해야 한다. 그런 다음 운송지에 도달하면 이를 다시 천연가스로 변환해야 하는데 여기까지 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적어도 8개 지역에 수출 터미널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업체 체니어에너지는 텍사스 사바인패스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지난달 30일에는 한국가스공사에 연간 350만t을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캐나다의 에너지업체도 일본의 늘어나는 가스 수요 잡기에 여념이 없다.

일본 대형상사인 미쓰비시상사가 이끄는 컨소시엄은 캐나다 브리티시콜럼비아의 코르도바 셰일가스 프로젝트 지분 50%를 확보했다.

우에다 료이치 미쓰비시상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북미 천연가스 자산을 키우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동아시아로 운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는 서부 해안에서 생산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적극 장려하고, 브리티시콜럼비아주의 키티맷 근처 태평양 해안에서 진행 중인 2개 프로젝트에 대한 LNG 수출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조 올리버 캐나다 천연자원부 장관은 지난해 말 일본을 방문해 자국산 가스 수입을 적극 권장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는 크게는 캐나다의 천연가스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일본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공세에 일본 최대 가스 공급국이었던 카타르와 호주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WSJ는 카타르와 호주가 일본에 대한 LNG 공급량을 늘리겠다고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은 거의 독점 공급이었던만큼 부르는 것이 값이었으나 경쟁자가 늘면서 가격도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기업들 역시 자국의 연료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호주는 물론 모잠비크에서까지 천연가스 개발권을 확보하는 등 조달처를 다각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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